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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계조직을 역할조직으로 바꿀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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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할조직을 위계조직으로 바꾼다면?

위계조직을 역할조직으로 변모시키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우선 위계조직을 역할조직으로 만들어보면서 그 반대 방향을 생각해 보자.
구글은 직원들을 스마트 크리에이티브라고 하면서 최대한의 자율성을 부여하고 결정권을 보장한다. 그래서 직원들은 끊임없이 실패하는 프로젝트를 만들어내고 그 과정에서 배워가며 혁신을 만들어간다. (모든 구글의 구성원들이 그렇게 일하는 것은 아니지만 대체로 회사의 방향이 그러하다.)
그러한 구글을 우리나라 대기업과 같은 위계조직으로 만들려면 어떻게 하면 될까? 두 가지만 하면 어떠한 역할조직도 완벽한 위계조직으로 변모시킬 수 있다.

1. 결정권을 위에 둔다

실무진이 스스로 결정하지 못하게 하고 모든 결정권을 위로 가져가면, 위계조직으로 가는 첫발을 뗄 수 있다. 실무진은 시키는 일만 하고, 시키지 않은 일은 성공해서 큰 이득을 가져오는 일이 아니면 못하게 하는 것이다. 물론 시키지 않은 일을 하는 과정에서 잘못되면 직원은 크게 혼나거나 징계를 받게 된다.
이렇게 하면 자신의 강점을 살려서 마음껏 일하던 스마트 크리에이티브를 시키는 일만 하는 성실하고 착한 직원으로 변모시킬 수 있다. 자기 페이스로 회사의 미션을 향해 일하던 직원들은 서서히 변하기 시작할 것이다. 모든 일을 팀장의 결재 하에 진행해야 하고 팀장이 인사의 전권을 쥐게 된다면, 항상 팀장의 눈치를 보면서 보고서를 쓰는 데 많은 시간을 들이게 될 것이다. 그리고 어떻게 하면 혼나지 않고 승진할까를 생각하게 될 것이다.
실무진은 더 이상 회사의 미션이 별 의미가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될 것이다.
역할조직일 때에는 회사에 미션에 맞는 일을 하면 팀장이 뭐라고 하든, 심지어 CEO가 뭐라고 해도 충분히 미션에 비추어 설득하고 토론할 수 있었다. 그러나 팀장이 모든 결정을 내리는 순간 회사의 미션이 아니라 팀장의 생각이 더 중요한 기준이 된다. 아무리 논리적으로 토론을 해도 팀장이 기분이 나쁘다고 싫다고 하면 그만이다. 그래서 일의 목표나 회사의 미션보다는 팀장과의 관계가 중요해진다. 자신만의 영역을 갖고 유니크한 기여를 하던 직원들이 둥글둥글한, 팀을 위해 희생하고 팀장의 눈치를 보는 성실한 인재가 되는 순간이다.

2. 인재 이적시장을 없앤다

이전까지 자신의 개성을 살려 미션을 이루기 위해 일하던 사람들에게 팀장을 위해 일하라고 하면, 자괴감과 함께 돈을 많이 주어도 회사를 떠나고 싶다는 생각이 들 것이다. 그러한 유혹을 막기 위해서는 이적시장을 막는 것이 중요하다. 회사 내에서 충성교육을 하고 연봉을 올려주는 것으로는 그들을 잡아두는 데 역부족이다. 더 중요한 것은 다른 회사로 이직하는 사람을 배신자나 조직 부적응자로 생각하는 사회적 분위기가 필요하고, 다른 회사에 가도 다 똑같을 것이라는 생각을 주입해야 한다.
이는 한 회사만의 노력으로 되기는 힘들다. 다른 회사들도 위계조직적 시스템을 가지고 있어야 하고, 이직하는 사람에 대한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는 사회적인 분위기도 필요하다.
이적시장을 없애고 나면 회사에 입사할 방법은 신입 공채밖에 없게 된다. 입사방법을 공채로 변화시키면 많은 변화가 따라온다.

위계조직을 역할조직으로 바꾸려면

위계조직을 역할조직으로 바꾸려면 우선 결정권을 전 직원에게 나누어주면 된다. 다만 위계조직에서 갑자기 결정권을 전 직원에게 나누어주면 엄청난 혼란이 생긴다. 직원들은 얼마나 많은 결정권이 자신에게 주어졌는지 쉽게 알 수가 없어서 어디까지가 재량권이고, 어디까지가 월권인지 알기가 어렵다. 그래서 끊임없는 소통을 통해 서로에게 무엇을 기대하는지를 확실히 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모두가 자율적으로 자신의 업무를 결정하게 되면 필연적으로 빈자리가 생기게 된다. 모두가 마케팅을 하고 싶으면 세일즈에는 빈자리가 생길 것이다. 그렇게 되면 자연히 이적시장의 필요성이 생기게 된다. 마케팅 자리는 한정되어 있기 때문에 다른 회사로 마케팅 기회를 찾아서 떠나는 사람이 생기고, 비어 있는 세일즈 자리를 채우기 위해 자리에 딱 맞는 사람을 찾아나서게 될 것이다. 이렇게 스스로 결정권을 갖게 되면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게 되고, 그러면 이직이 활발해진다.
스스로 결정권을 갖는 사람들은 언제나 이직을 염두에 두기 때문에, 회사 윗사람의 마음보다는 업계 전체의 흐름과 신기술에 더 관심을 갖게 된다. 그리고 시키는 일이 아니므로 더 이상 근무시간이나 복장 등에 대한 제한이 의미가 없어진다. 일에 대한 동기가 회사 내부의 승진이 아니라 업계와 커리어와 인생 전체가 되는 것이다.
직원들을 결정권을 가진 전문인으로 대하고, 인재풀을 사내가 아닌 업계 전체로 넓히는 것, 이 두 가지 조치로 역할조직으로 변하는 방향을 설정할 수 있다. 그리고 단순히 정책을 정하고 공지하는 것으로 이러한 변화가 성공할 수는 없다. 끊임없는 소통을 통해 아주 작은 부분까지도 오해를 없애고, 각자의 역할과 주도적인 마음가짐에 대한 서로의 기대를 분명히 해야 한다.
하나를 가르쳐주면 열을 아는 소통이 아니라, ‘하나를 오해 없이 소통하기 위해 열 가지 다른 측면에서 소통하는 오버커뮤니케이션overcommunication 문화가 필요하다.

이 포스트는 이기적 직원들이 만드는 최고의 회사에서 발췌 재정리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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