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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발 비용'이 당신에게 보내는 신호

돈 되는 재테크/나의 첫 번째 머니 다이어리

by 스마트북스 2019. 9. 24. 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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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할 때만큼은 '사용자'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 에피쿠로스(Epicouros)는 인간이 행복하기 위해서는 세 가지가 필요하다고 했답니다. 첫째는 친구와의 우정, 둘째는 나의 자유를 억압하는 자로부터의 독립, 그리고 셋째는 혼자 이것저것을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이 바로 그것입니다.
현대 사회에서 에피쿠로스가 말하는 독립(경제적 독립 포함)은 참 어렵습니다. 우리는 큰 부자가 되기 위해서가 아니라 그저 먹고살기 위해서 노동자로 일하며, 하루 대부분의 시간 동안 누군가에 의해 지시받습니다. 이렇게 사용되는동안 나의 욕구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눈을 잠시 감고 있는 것도, 대낮에 햇볕을 쬐는 일도 주위를 살펴야 합니다.
노동에 대해 생각해보면 왜 우리가 소비에 그토록 집착하는지 알 수 있습니다. 소비를 하는 그 순간에는 사용되는자에서 사용하는 자로 변신할 수 있으니까요. 1,000원이건 10만 원이건 금액은 그리 중요하지 않습니다. 사용자는 힘이 있고, 사용자가 되는 순간 우리는 행복합니다. 비싼 걸 구입해서가 아니라 그저 내 마음에 따라 행동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시발 비용’의 가성비

요즘에는 이렇게 스트레스를 해소하기 위해 사용하는 비용을 시발 비용이라 부르는데요. 회식 후 늦은 퇴근길이나 신없는 출근길이나에 버스 대신 택시를 타는 비용, 답답한 근무 중간에 라테 한 잔을 마시는 비용이 대표적인 시발 비용입니다.
이러한 비용은 우리의 고된 일상을 버티게 해줌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소비를 바라볼 때 가장 꼰대 기질을 발휘하기 쉬운 부분이기도 합니다. 이성적으로 보면 그 담배, 그 옷, 그 커피는 삶을 사는 데 필수적으로 보이지 않으니까요. ‘먹고살기 힘들다며 그런 데는 돈 잘 쓰네?’라는 자아비판이 올라옵니다.
하지만 왜 이렇게 비싼 커피를 마시냐고, 필요 없는 걸 산 거 아니냐고 지나치게 자신을 비난할 필요는 없습니다. 일 때문에 받은 스트레스를 술 한 잔으로 풀 수 있다면, 견딜 수 없는 쓸쓸함을 커피 한 잔으로 위로할 수 있다면 그것만큼 가성비 높고 효과적인 소비가 없을 테니까요.
다만 오늘도 시발 비용을 쓰고 있는 우리가 생각할 점은 이 지출이 문제를 해결하는 데 정말 효과적인가, 하는 겁니다. 반복해서 시발 비용을 써보면 알 수 있습니다. 계속 이렇게 버틸 수 있는 문제인지 아닌지를 말이에요.

언제부터 ‘시발 비용’이 되었지?

시발 비용을 쓰는 건 분명 단기간의 고통을 참는 데는 효과적입니다. 그러나 계속 반복하다보면 언제까지나 이렇게 버틸 수만은 없다는 걸 깨닫게 됩니다. 시발 비용이 제공하는 효과는 오늘의 불쾌함을 완화하는 단기적 효과만을 제공할 뿐,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해 주는 장기적 효과를 만들어낼 수 없으니까요.
어쩌면 우리도 애초부터 알고 있습니다. 결심하고 실천에 옮기기까지 생각할 시간과 용기가 필요할 뿐이지요.
술 한 잔, 달달한 간식, 출퇴근길의 택시비 등은 굳이 시발 비용이라는 이름으로 불리지 않아도 인생을 더욱 풍요롭게 만들기 위해 얼마든지 쓰일 수 있는 항목들입니다. 그런데 그 항목들이 언젠가부터 그저 간식, 택시비가 아니라 시발 비용이라고 여겨진다면 생각해보세요. 무언가 변화가 필요하다고, 돈이 당신에게 보내는 신호일지도 모릅니다.

이 포스트는 미스 페니의 나의 첫 번째 머니 다이어리에서 발췌, 정리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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