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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 기업, 플랫폼에 종속될까? 4차 산업혁명과 기업 생태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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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년 동안 세계 주식시장에서 가장 뜨거운 이름은 FANG이라고 불리는 미국의 4대 기술기업이었습니다. 이들의 공통점은 한마디로 ‘플랫폼’을 완성한 기업입니다. 페이스북은 소셜 네트워크, 아마존은 전자상거래, 넷플릭스는 영상 콘텐츠, 구글은 검색이라는 영역에서 거의 독점에 가까운 지위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들의 플랫폼 장악력이 워낙 강력하다 보니 이에 대한 우려도 매우 큽니다.
기업 생태계가 점점 플랫폼에 종속되면서 독점이 더욱 강화되는 것 아니냐는 걱정을 할 수밖에 없고, 우리나라도 그 영향에서 자유로울 수 없습니다.
더욱 걱정되는 부분은 승자독식Winner Takes All으로 거의 모든 부가가치를 빨아들이는 현상으로 이 또한 삼성전자나 현대차 같은 우리나라 거대기업들도 피해갈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앞으로 기업 생태계는 어떻게 변하게 될까요? 플랫폼 기업들을 제외한 나머지 기업들은 어떻게 생존할 수 있을까요?

범용성 강점 특화성 약점

미국의 4대 기술기업 페이스북Facebook, 아마존Amazon, 넷플릭스Netflix, 구글Google의 약자 FANG.

구글과 같은 기업들은 세계적인 수준에서 매우 포괄적인 영역을 커버하는 보편적인 범용 플랫폼을 제공합니다. 따라서 어떤 특정한 국가나 영역에 특화되어 있지 않습니다. 구글을 보면 메인 페이지는 지극히 단순하기 그지없으며 나라에 따라 차이도 거의 없습니다. 그야말로 ‘One Size Fits All모든 사람이나 목적에 널리 적용되도록 만전략을 취합니다.
구글 등은 가장 일반적인 수준의 범용 플랫폼으로서 자신의 영역에서 글로벌 선두주자이며 우위가 확고합니다. 우리나라의 어느 기업이 이들과 대등하게 경쟁해서 선두자리를 빼앗아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반면에 이들은 수많은 응용 사례에 특화된 솔루션을 내놓는 데는 어려움이 있습니다. 전 세계를 상대로 단일화된 솔루션을 내놓다보니 소비자 입장에서는 마치 잘 만든 기성복을 입은 것처럼 뭔가 아쉽고 맞춤옷을 가지고 싶다는 생각도 들게 됩니다. 따라서 비록 FANG과 같은 글로벌 IT 선도기업의 우위가 확고하게 유지되더라도, 특정영역에 특화된 맞춤형 솔루션을 제공하기 힘들다는 한계 역시 클 것이며, 다른 기업들은 이 부분을 노려서 대응해나갈 것이라고 봅니다.

구글은 이미 거의 전 세계적인 검색 서비스 독점기업이 되었습니다. 수많은 기업들이 구글이 제공하는 여러 서비스를 활용해 자사의 서비스를 공급하고 있습니다. 기업들이 구글의 서비스에 ‘락인Lock-In’ 되어버리면, 구글의 독점력이 더욱 강화되고, 결국 구글에만 좋은 일을 시켜주는 것 아니냐는 걱정도 듭니다. 이 부분은 어떻게 생각하는지요?

패권 강화와 필수공공재의 양면성

 

구글은 검색이나 지도, 번역, 무료 온라인 오피스, 스토리지 등 매우 많은 서비스를 막대한 비용을 들여 개발하고, 기본적으로 공짜로 제공하고 있습니다. 그러면 당연히 구글이 왜 그런 걸 공짜로 제공하지? 세상에 공짜는 없는데 다 이유가 있는 것 아니겠나?’라는 의문이 들 수밖에 없습니다.
그 이유는 역시 구글이 주도하는 생태계를 만들고, 거기에 다른 기업들이 참여해서 그 생태계를 키우고, 그렇게 커진 생태계가 구글의 서비스에 대한 수요를 다시 늘리는 선순환 흐름을 창출하기 위해서 일 것입니다. 당연히 구글이 제공하는 서비스에 다른 참여자들이 락인되는 것을 의도한 것일 테고요.
이것은 구글의 독과점적인 패권 강화에 기여하는 것이지만, 다른 한편으로 보면 구글이 나름대로 기업 생태계가 커가는 데 필요한 필수공공재를 제공한다는 양면성이 있습니다. 그리고 이런 생태계에 들어와 있는 다른 기업들도 분명히 이익을 누릴 수 있는 기회가 있습니다.
노키아는 구글이 만들어낸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운영체제 플랫폼에 맞서, 자체 스마트폰 운영체제를 내세우면서 정면으로 맞서 싸우다가 몰락했습니다. 하지만 삼성전자 갤럭시는 맞서 싸우지 않고 동참하기로 결정하여 큰 이익을 볼 수 있었습니다.
구글의 패권은 그들의 범용 플랫폼에 도전하여 경쟁 플랫폼을 제공하려는 업체에는 엄청난 장벽이고, 심지어 싸우다가 노키아처럼 몰락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삼성전자처럼 협력관계를 유지하면서 이익을 얻으려는 전략을 추구한 기업에는 구글의 압도적인 플랫폼 주도권은 오히려 도움이 되는 부분이기도 했습니다.

구글은 지금도 자율주행 분야에서 가장 두각을 나타내고 있고, 애플도 엄청난 투자를 쏟아부어 개발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렇게 되면 자동차의 두뇌는 구글이나 애플이 만들고, 생산하청업체로 전락하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실제로 자동차 회사들도 이런 부분을 많이 걱정하고 있고요.
앞으로 전통적인 기업들은 규모에 상관없이 플랫폼 기업에 종속된 팔로워가 되는 운명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듭니다. 이 점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지요?

혼자서 모든 것을 할 순 없다

웨이모 : 사진 출처 구글 웨이모 홈페이지

구글, 아마존 등의 글로벌 IT 선도기업들이 데이터 검색이나 인공지능, 크라우드 서비스 같은 범용기술의 개발 및 서비스 제공에서는 다른 IT 기업이나 일반 비 IT 산업의 기존 선도기업에 비해 훨씬 강한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실제 제품과 서비스를 개발하고 소비자에게 제공하는 일은 IT 범용기술만으로 가능한 것이 아닙니다. IT 범용 기술은 구체적인 사용처에 적용되어야만 소비자에게 효용을 줄 수 있습니다. 그러려면 일단 그 기술이 적용되는 유스 케이스Use Case에 대한 지식과 노하우가 있어야 하는데, 구글과 같은 선도기업들이 이 부분에서는 우위에 있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 구글이 자율주행차의 인공지능 알고리즘 부분은 뛰어날지 모르지만, 자동차 자체의 운행 메커니즘에 대해서는 자동차 제조업체에 비해서 잘 모르고, 도로상황 정보 습득에서는 내비게이션 소프트웨어 업체보다 잘 모르며, 행인이나 다른 자동차를 인식하는 센서 부분에서는 센서 제작 및 영상 인식 소프트웨어 제작업체보다 잘 모릅니다.
따라서 구글도 자율주행차를 개발하면서 수많은 업체들과 파트너십을 맺었고, 차량의 경우는 아예 기존에 만들어진 차량을 그대로 활용해서 제작했습니다. 차를 구성하는 각 분야별 선도기업과의 제휴가 없으면, 구글 혼자서는 아무것도 할 수가 없습니다.
한편, 구글과 같은 매우 범용적인 플랫폼이 아니라 특정한 영역에 특화된 플랫폼을 제공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독일의 지멘스사는 스마트팩토리를 구현하기 위한 범용 솔루션을 개별 공장에 제공하고 있으며, 이 솔루션을 활용하면 개별 공장들이 모든 기능을 자체 구현하지 않아도 손쉽게 스마트팩토리를 구성할 수 있습니다. 스마트팩토리 분야에서는 지멘스사나 GE사처럼 기존 제조업체들이 플랫폼 리더가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포스트는 4차 산업혁명, 당신이 놓치는 12가지 질문(남충현, 하승주)를 바탕으로 발췌, 재정리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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