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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일난다 성공의 특이점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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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일난다의 성공신화

스타일난다 홈페이지 갈무리

 스타일난다는 2007년 개인사업자에서 법인으로 전환하고, 2009년에는 이후의 성공에 가장 큰 역할을 하는 코스메틱 브랜드 3CE를 런칭합니다. 2010년에는 다국어 사이트를 오픈하여 해외판매를 본격화했고, 2012년에는 홍대 상권에 오프라인 매장을 세우고, 롯데백화점 영플라자 명동점에 입점하면서 오프라인 진출의 해로 만들었습니다. 2013년부터는 수많은 오프라인 매장과 해외 진출을 이루어냈으며, 2018년 로레알이 스타일난다를 6천억원에 인수하면서 이 거대한 성공은 말 그대로 신화가 되었습니다.

전략, 목표, 비법이 없다

스타일난다의 성공이 특이한 점은 다른 성공 사례에 흔히 등장하는 전략, 목표, 비법 같은 것이 무의미하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누구보다도 당시 스타일난다 대표였던 김소희 대표 본인이 성공의 비결을 명확하게 잘 알고 있다는 것이죠. 2016년의 인터뷰 기사를 보면, 김 대표는 “내 힘이나 전략 때문에 거둔 성과가 아니니, 성공이란 말과 목표란 말을 자제해달라”라고 말합니다. 사업계획서도 없고, 매출 목표도 없으며, 노하우에 관해서는 ‘정말로 없다’, ‘항상 즐겁게 하고 있다’라고 답하는 것이 전부입니다. 심지어 성장의 비결에 대해서는 “협력사에 줄 것을 주고, 고객에 받을 거 받고, 국가에 낼 거 내면 성장하던데요?”라고 답할 정도입니다.

이 모든 것이 겸손이나 이미지를 위한 대답이라고 생각한다면 잘못 생각한 것입니다. 겸손이 아니라 솔직한 이야기이고, 들여다볼수록 패션과 스타일에 관한 김 대표의 순수한 재능이 관찰되기 때문입니다.

 

재능은 날개가 되어

애초에 김 대표가 사업을 시작하게 된 계기부터가 본인이 입으려고 산 옷인데, 너무 예쁘니 팔라는 말에 판 것이 시작입니다. 이후에 김 대표가 골라온 옷들도 잘 팔릴 것 같은 옷이 아니라, 자신이 입으면 예쁘겠다고 생각되는 옷이었습니다. 본인의 취향과 당시의 시장성이 완벽히 일치하는 경우였죠. 더군다나 옥션에서 사업을 시작한 2004년에 김 대표는 21세였습니다. 그래서 자기 취향으로 고른 옷들이 20대 초반, 혹 은 10대 후반 여성들에게 잘 맞았습니다. 가격적인 측면에서도 본인이 아르바이트로 번 돈으로 옷을 사왔던 만큼, 비슷한 연령대의 여성들이 살 수 있는 적당한 가격대를 제시했음은 물론입니다.

정형화된 스타일이나 콘셉트가 있는 게 아니라 그때 그때 트렌드에 맞는 예쁜 옷을 가장 빠르게 파는 쪽이었습니다.

일반적으로 알려진 스타일난다의 콘셉트와 스타일은 속칭 ‘센 언니’ 스타일로 꽤나 과감한데, 스타일난다가 창업할 당시에 이효리와 패리스 힐튼의 스타일이 유행일 때라서 그런 옷들이 많았던 것입니다. 2000년대 중반에는 스마트폰도 없었고 SNS 개념도 없었으며, 블로그는 전성기를 맞이하기 전이었고, 싸이월드 미니홈피가 더 대중적이던 시절이었습니다. 10대 후반, 혹은 20대 초반의 여성들이 패션 잡지를 제외하면 패션에 대한 정보를 접할 곳이 별로 없고, 꾸미고 싶어도 어떻게 꾸며야 할지 참고할 만한 것도 부족한 상황에서 등장한 것이 바로 스타일난다였죠.

 

시장조사 없이 노하우도 없이

소비자군과 비슷한 나이, 소비자들을 리드할 수 있는 패션 감각과 센스는 김소희 대표의 재능이자 강점이었습니다. 그런 감각을 트렌드에 맞게 녹여내 옷을 골랐으니, 소비자들이 마니아가 되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습니다. 시장조사를 할 필요도 없었습니다. 김 대표가 가진 스타일과 재능에 소비자들이 끌리는 것이었으니까요. 그러니 김 대표가 말한 대로 “노하우는 없다”, “항상 즐겁게 하고 있다”가 답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김 대표는 옷을 팔아서 돈을 많이 버는 것보다는 자신이 고른 옷들이 소비자들의 취향을 제대로 충족하는 것에 정말로 즐거움을 느꼈던 겁니다.

흥미롭게도 일부 전문 투자자들에게도 이러한 성향이 발견됩니다.

대부분의 투자자는 돈을 버는 것이 목표지만, 일부 투자자들은 자신의 전망과 시장의 방향이 일치하는 데에서 즐거움을 얻습니다. 투자가 성공하여 버는 돈은 전망이 들어맞은 것에 대한 증거물이자 보상인 셈이죠.

인터뷰를 통해 확인할 수 있는 김 대표의 성향도 이와 비슷해 보입니다. 자신의 안목과 취향이 소비자들의 요구와 일치하는 것을 가장 큰 즐거움으로 여기고 있으니까요. 이를 이해하면 더 이상 제2의 스타일난다가 등장하기 어려운 이유도 이해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 포스트는 『멀티팩터 _ 노력으로 성공했다는 거짓말』 (김영준)의 내용을 바탕으로 발췌, 정리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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