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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일난다는 어떻게 화장품으로 날개를 달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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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 요청으로 시작한 화장품 사업

현재 인플루언서와 인터넷 쇼핑몰들의 중소 화장품 브랜드들이 많습니다. 직접 제조하는 것은 아니고 화품 제조업체와 ODM 계약을 맺고 생산하는 것이죠. 이러한 사업 모델을 최초로 만든 곳이 바로 스타일난다입니다.
동대문 옷을 떼어다 인터넷으로 파는 작은 의류기업이 화장품 사업에 뛰어든 것은 고객의 요청 때문입니다. 소비자들이 먼저 스타일난다에서 액세서리와 화장품도 팔아달라고 한 것이죠. 그런데 당시 스타일난다 김소희 대표는 자신이 원하는 색을 내기 위해서 2~3가지 화장품들을 섞어서 사용해왔습니다. 그래서 그 색을 다시 구현하려면 새로운 화장품을 만드는 것 외에는 답이 없었죠.
김소희 대표가 화장품 사업을 시도할 생각을 한 2007년에는 작은 의류기업이 자체 브랜드의 화장품을 출시하는 것 자체가 전례가 없었습니다. 그때 김 대표의 나이는 26세에 불과했기에 당연히 거절을 당했습니다.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50번 넘게 찾아가서 설득한 끝에 겨우 생산허가를 받을 수 있었다고 합니다. ODM 생산을 하기로 하고 샘플을 받고서도 어마어마하게 수정사항을 요구한 끝에 2009년에 다섯 가지 립스틱 1만 개를 납품받았고, 스타일난다의 역사를 바꿀 3CE의 첫 상품은 단 5일 만에 완판됩니다.

인플루언서의 화장품 사업 진출 모델

2020년 현재 판매되고 있는 3CE 립 제품 : 출처 스타일난다 홈페이지

기초 화장품은 말 그대로 피부의 기초를 다지는 것인 만큼 사람들이 선택과 사용에 보수적이고, 되도록 더 좋은 것을 쓰려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러나 색조 화장품의 경우에는 색을 내고 꾸미는 데 쓰기에 되도록 다양하게 상품을 구비하고자 하는 경향이 있죠. 스타일난다의 마니아층 고객들의 연령대는 10대 후반에서 20대 초중반, 이제 막 화장에 관심을 가지는 이 고객층이 먼저 선택하는 것은 색조 화장품입니다. 주머니 사정이 여유롭지 않기에 비싼 색조 화장품 한두 개를 사기보다는, 저렴한 제품을 테스트해보고 여러 개를 구비하죠. 스타일난다가 뛰어든 시장이 바로 이 시장이었습니다.
김소희 대표는 색에 대한 감각이 매우 뛰어났고, 옷 스타일만큼이나 색조 화장품의 색감도 과감하게 잘 연출했으며 미묘한 색 표현을 잘 해온 것으로 평가받습니다. 그런 인물이 만들어낸 상품인 데다가 이미 확고한 마니아층이 있으니 안정적인 판매를 기대할 수 있었습니다. 3CE의 첫 상품이었던 립스틱 초도물량 1만 개가 5일 만에 완판 된 것도 그러한 배경 덕분입니다.
가격에 비해 좋은 품질과 화려한 컬러가 강점인 3CE의 성공적인 런칭은 이후 확실한 마니아층을 보유한 인플루언서들이 코스메틱 산업에 뛰어들 수 있는 안정적인 비즈니스 모델이 되었습니다.
김 대표는 그저 스타일난다의 고객들이 필요로 하는 것을, 그들이 접근할 수 있을 정도의 가격으로 만들어 팔았을 뿐이지만, 이는 더 큰 성공으로 돌아오게 됩니다.

해외진출도 고객 요청으로

스타일난다 중국어 홈페이지 / 스타일난다 홈페이지 갈무리

스타일난다를 더욱 특별하게 만든 것은 바로 해외시장에서의 인기입니다.
김소희 대표는 인터뷰에서 한국은 옷에 보수적이다라고 평가한 바 있는데, 국내 소비자에게는 다소 과해 보였던 스타일도 중국인들과 동남아 소비자들은 좋아하고 열심히 구매했기 때문입니다.
스타일난다의 성공을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해외 진출 또한 화장품 출시처럼 고객의 요청에 응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졌습니다. 일반적으로 기업들이 해외 진출을 할 때는 시장분석과 전략적 결정이 가미되지만, 스타일난다는 아니었습니다. 스타일난다의 쇼핑몰로 찾아와 구매를 하고자 하는 외국인들이 늘었기에 다국어 홈페이지를 만들었고, 백화점 진출이나 세포라, 면세점 등의 해외 진출마저도 모두 요청이 온 것을 받아들였을 뿐입니다.
이런 과정을 보면 김 대표와 스타일난다는 시종일관 시장을 주도하는 쪽이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자신이 좋아하는, 자신이 입고 싶은 스타일을 소비자들에게 제안했고, 그때마다 소비자들은 그 스타일의 모든 것을 원했던 것이죠.

3CE 대박 신화의 배경

중국과 동남아는 공통적으로 1990년대 이후부터 경제성장이 본격화되었고, 2000년대 후반부터 한류의 영향을 받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소득이 증가하면서 코스메틱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죠. 그런데 프리미엄급 화장품은 접근하기가 어려우므로 매스티지 라인이 인기를 얻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매스티지 부분에서 가격과 품질의 조화가 가장 잘 이루어진 것이 바로 우리나라의 화장품이었습니다.
해외 소비자들의 스타일난다의 패션에 대한 관심과 인기는 고스란히 3CE에 대한 관심과 인기로도 이어졌습니다.
20093CE를 출시한 스타일난다의 매출은 2012년까지 300억 원대에 머물다가 2013년에 674억 원, 2014년에는 1,151억 원을 기록하여 인터넷 쇼핑몰 중에서는 처음으로 1천억 원 매출의 고지를 달성합니다. 그리고 2017년에는 1,674억 원을 기록하기에 이르죠.
, 스타일난다가 색조 화장품 사업에 뛰어든 시기에 주변 국가의 경제/문화적 발전상황에 따라 거대한 시장이 열린 것입니다.
로레알은 매스티지 라인업에서 색조에서 취약점을 보이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중국인들의 화장에 대한 관심이 늘어날수록 성장 잠재력이 가장 큰 분야가 매스티지 색조 화장품 분야입니다. 그리고 2010년대 후반을 기준으로 이 분야에서 중국인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브랜드 중 하나가 바로 스타일난다의 3CE였죠. 로레알이 6천억 원을 지불한 데에는 이유가 있습니다.

이 포스트는 멀티팩터 _ 노력으로 성공했다는 거짓말(김영준)의 내용을 바탕으로 발췌, 정리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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