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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도 주목하지 않은 스타벅스의 진짜 성공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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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벅스의 독보적 성공

스타벅스가 한국에서 거둔 성공을 숫자로 보면 놀랍습니다. 2018년 말 기준으로 전국에 1,262개의 점포가 있으며 15,523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습니다. 투썸플레이스(점포 1,047개)와 이디야(점포 2,407)의 본사 매출은 각각 2,700억 원과 2,400억 원입니다. 일반적으로 가맹점을 포함한 프랜차이즈의 총매출은 본사 매출에 3을 곱하여 추정하는 것을 감안하더라도, 스타벅스와의 매출 격차가 크죠. 2018년 스타벅스의 점포 당 매출은 12억 원을 넘는 반면 투썸플레이스는 약 5억 원 초반대, 이디야는 2억 원 초반대에서 머물고 있습니다. 스타벅스는 2009년 이후 10년 동 안 점포 수가 네 배 이상 늘면서도 점포당 매출도 75% 증가하는 놀라운 성장세를 보였습니다.
국내에서 독보적인 성공을 기록한 만큼 스타벅스의 성공 요인에 대한 분석도 많습니다. 특히 2019년은 20주년을 맞아 분석기사가 더욱 많았는데, 급화 전략, 카페에서 공부하는 카공족 수용 전략, 현지화 전략을 성공 요인으로 꼽기도 하고, 신세계의 전폭적 지원과 직영점 운영 등을 덧붙이기도 하고, 부동산에 관심이 많은 이들은 부동산 분석과 뛰어난 출점 전략을 들기도 합니다.
그런데 과연 그것이 스타벅스의 핵심 성공 요인일까요?

정말 그래서 성공했을까?

2000년대에 스타벅스의 커피 가격은 경쟁사들과 비교했을 때 비싸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경쟁사들 중에 고급화를 추구하는 곳들이 있었고 이들의 커피가 더 비쌌죠. 백번 양보해서 스타벅스가 고급화를 추구했다 하더라도, 경쟁사들과 같은 가격전략인 셈이므로 고급화 전략을 성공의 핵심 요인이라고 볼 수 없습니다.
현지화 전략도 마찬가지입니다. 현지화 전략이 성공의 요인이라면, 애초에 현지화가 필요 없는 국내 브랜드들이 왜 그만큼 성공하지 못했을까요? 결국 현지화가 성공의 핵심 요인은 아니라는 것이죠.
대기업의 전폭적 지원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2000년대에는 많은 대기업들이 커피시장에 뛰어들었습니다. 신세계가 스타벅스에 힘을 쏟은 것처럼 롯데는 엔제리너스, CJ는 투썸플레이스, SPC는 파스쿠찌를 운영했으며, 이들도 F&BFood&Beverage, 음식 및 음료 분야에서 뛰어난 역량과 경험을 갖춘 곳들입니다.
부동산 분석과 출점 전략 분야에서 가장 탁월한 역량을 과시해오던 기업은 바로 SPC입니다. 심지어 SPC는 앞에서 말한 여섯 가지 성공 요인 중에 다수를 보유하고 있었습니다. 따라서 이 또한 성공의 핵심 요인이라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물론 핵심지역에 집중적으로 점포를 여는 스타벅스의 부동산 분석과 출점 전략은 허브 앤 스포크Hub and Spoke로 재분석할 만큼 특징적이고 차별적입니다. 특히 2013년 가맹사업법 개정으로 출점거리 제한 규정이 등장하자 스타벅스에 좀 더 유리하게 작용하기도 했죠. 스타벅스는 직영점으로만 운영해왔기에 이 법의 제한을 받지 않았으니까요. 그 점에서 보자면 스타벅스의 부동산 분석과 출점 전략은 직영점 운영 전략의 하위 전략으로 볼 수도 있습니다. 카공족 수용 전략도 마찬가지입니다. 직영점 운영 전략은 본사와 점포의 이해관계가 완벽히 일치하기에, 스타벅스는 매출과 테이블 회전에 지장을 주는 카공족 수용 전략을 과감하게 선택하고 실행할 수 있었습니다. 사이렌 오더나 전 직원의 정규직 고용 등도 직영점으로만 운영되기에 가능한 것이었고요.

스타벅스는 왜 직영점 전략을 선택했을까?

직영점 전략 덕분에 스타벅스가 빠르고 유연하게 전략적 결정들을 선택하고 추진할 수 있었던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직영점 운영 전략이 무조건 가장 좋은 점포 관리체계는 아닙니다. 20세기에 가장 성공한 프랜차이즈인 맥도날드를 비롯하여 가맹점 운영 전략으로 성공한 곳들은 너무나 많습니다.
그렇다면 스타벅스는 왜 경쟁사들과는 달리 직영점으로만 확장했을까요?
스타벅스 코리아는 미국 본사와 신세계가 각각 50%의 지분을 가진 합작회사이며, 1999년 국내에서 오픈할 당시 이미 스타벅스는 미국을 넘어 세계에서 가장 인기 있는 브랜드였습니다. 1990년에는 점포가 84개에 불과했지만, 한국에 진입한 1999년에는 13개국에 2,498개의 점포를 운영 하는 가장 핫한 글로벌 브랜드로 거듭난 상태였죠 2010년대에는 블루보틀의 열풍이 거셌지만, 1990년대의 스타벅스 열풍은 그보다 뜨거웠던 겁니다.
이렇게 강력한 브랜드가 리스크 분산을 위해 합작회사를 차려 진입한 상태라면, 굳이 이익과 리스크를 개인 가맹점주와 나눌 필요가 없었습니다. 스타벅스 코리아는 태생적으로 직영점을 통한 운영이 결정되어 있는 상황이었고, 그것이 최적의 선택이었던 것입니다.

시작부터 우월했다

스타벅스가 한국에서 크게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요?
그 답은 매우 강력한 브랜드와 경쟁력을 바탕으로 확고한 우위를 지켰기 때문입니다. 우위가 있었기에 스타벅스가 선택한 모든 전략들이 최적의 전략이 될 수 있었던 것입니다.
스타벅스는 초기부터 경쟁자들에 비해 뛰어난 우위를 점하고 있었습니다. 점포당 매출은 가장 낮았던 2007년에도 약 5.79억 원이었는데, 수많은 경쟁사들 중에서 그와 비슷하게나마 기록했던 곳은 커피빈과 투썸플레이스 단 2개 사에 불과합니다. 스타벅스의 우위는 290호점 유지중인 점포 기준을 넘어서기까지 걸린 기간을 보면 조금 더 명확하게 알 수 있습니다. 카페베네와 엔제리너스는 빠른 확장으로 유명했던 만큼 각각 3, 5년 만에 290호점을 돌파했습니다. 반면 스타벅스는 10년이 걸렸고, 투썸플레이스는 11년이 걸렸죠.
보통 직영점을 통한 확장은 회사가 비용과 리스크를 모두 감당하기에 가맹점 방식보다 속도가 느립니다.그러나 스타벅스는 확장속도도 경쟁사에 비해 느리지 않았고 평균적인 속도를 기록했습니다. 이것이 진정 놀라운 부분으로 스타벅스가 한국 시장에서 시종일관 우위를 유지해왔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지난 20년 동안 스타벅스를 추월했다고 주장하는 기업들이 있었지만, 실제로 추월한 곳은 없었습니다. 스타벅스는 시작부터 우월했고, 20년 내내 그 우위를 유지해왔던 것입니다.

스타벅스였기 때문에

스타벅스는 자원과 경쟁력에서 가장 뛰어난 우위를 가지고 있었고, 자원의 핵심에는 바로 스타벅스라는 브랜드가 있습니다. 스타벅스는 한국 진출 시점부터 브랜드만으로도 사람들을 몰려들게 만들 힘이 있던 당대 가장 핫한 글로벌 F&B 기업이자 브랜드였습니다.
강력한 브랜드에 시장을 만들어낸 선발주자라는 우위는 후발주자들이 쉽게 따라잡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스타벅스가 한국에서 성공한 핵심 요인을 짧게 줄이자면 스타벅스였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스타벅스는 2000년대 초반까지도 인스턴트 커피가 시장의 90% 이상을 차지한 커피 시장에 등장한 공룡이었습니다. 1998년 문을 연 할리스보다는 늦었지만, 전체 시장에서 보자면 시장 진입이 빠른 편이었고, 브랜드 파워, 자금, 인력 등 무엇 하나 밀리는 것이 없었습니다. 다른 대기업 계열 커피 전문점들은 자본, 경영 노하우 등에서는 견줄 만했지만, 후발주자로서 새로 브랜드를 쌓는 입장이라 명백한 열위에 있었습니다. 여기에 스타벅스가 미국과 해외사업을 통해 쌓은 경험과 교육, 시스템까지 고려하면 더욱 열위에 있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커피빈은 미국산 브랜드, 직영점 중심 운영 등 공통점이 있었으며 2000년대 후반까지 점포당 매출이 스타벅스에 견줄 만했지만, 후발주자로서 브랜드 파워에서 밀렸습니다.
스타벅스는 국내에서 언제나 경쟁사보다 자원과 경쟁력에서 우위를 가지고 있었고, 이를 잘 활용하여 1위 자리를 놓치지 않았던 것입니다. 그것도 능력입니다.
기업의 행동과 결정만을 성공의 결정적 요인으로 평가한다면 이는 과대평가가 될 수 있습니다. 스타벅스가 취한 전략과 행동은 그들이 가졌던 우위를 바탕으로 이루어졌고, 그 우위 덕분에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성공의 결과를 원인으로 착각하지 말 것

많은 사람들이 스타벅스의 성공적인 전략으로 선불카드와 스타벅스 앱, 사이렌 오더를 꼽지만, 이는 성공의 원인이 아니라 결과일 뿐입니다.
이용빈도가 낮은 사람들은 굳이 스타벅스 선불카드를 충전할 필요가 없고, 스타벅스 앱을 사용할 필요가 없습니다. 사이렌 오더야말로 결과가 만든 대표적인 서비스이죠. 애초에 사람들이 매장마다 줄을 설 정도가 아니라면 등장할 이유가 없으니까요. , 스타벅스가 한국에서 이미 성공했기 때문에 나올 수 있는 서비스이고 성공 요인이라기보다는 스타벅스의 지배력을 더욱 공고하게 만든 요인입니다.
우리는 성공이라는 결과를 확인한 상태에서는, 원인을 추론하면서 잘못 분석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진짜 원인보다는 그저 결과에 걸맞는 가장 그럴싸한 이유를 찾는 것이죠. 그런 분석을 통해서는 우리가 배울 수 있는 것은 없습니다. 성공 요인을 제대로 진단하려면 수많은 잡음을 제거해야 합니다.
당신이 카페 사장, 혹은 커피 프랜차이즈 경영자라고 합시다. 스타벅스의 알려진 성공 요인을 지금 똑같이 시도하거나, 과거로 돌아가서 답습하면 성공할 수 있을까요?
스타벅스의 사례가 알려주는 것처럼, 승자의 전략과 선택에는 맥락이 있습니다. 이 맥락과 환경을 제거하면 승자의 선택과 결정을 과대평가하게 됩니다.

이 포스트는 멀티팩터 _ 노력으로 성공했다는 거짓말(김영준)의 내용을 바탕으로 발췌, 정리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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