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르시아는 왜 육로로도 침공했을까?
페르시아는 무려 1,200척의 함선을 동원했음에도 불구하고 바닷길이 아닌 육로로도 그리스를 침공했을까요? 페르시아군의 방대한 병력 규모 때문이었습니다. 페르시아의 그리스 1차 침공 때 2만 5,000의 병력은 해상 수송이 가능했지만, 이번 2차 침공에서는 무려 열 배에 달하는 25만 대군을 동원했습니다. 당연히 해상으로 모든 병력을 실어 나를 수 없었으므로 페르시아군은 육로와 해상, 두 갈래로 침공 루트를 설정했죠. 그러므로 그리스 입장에서는 육상전에서만큼은 지상 최강인 스파르타가 밥값을 해줘야만 했습니다.
300이 아니라 최소 2000
스파르타의 레오니다스왕은 300의 측근들을 이끌고 페르시아군을 막기 위해 테르모필레 협곡으로 직접 출전했습니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영화 <300>의 소재입니다. 스파르타의 왕 레오니다스와 300명의 스파르타 전사가 페르시아의 왕 크세르크세스가 이끄는 100만 군대의 진격을 사흘 동안 막아 낸 테르모필레 전투를 소재로 한 영화 <300> 이야기를 잠깐 해볼까요. 영화에서는 레오니다스와 뜻을 함께한 300명의 스파르타 전사들만 출정하는 것으로 묘사되지만, 실제로는 스파르타의 300 결사대와 더불어 스파르타의 속국인 포키스, 테스피아, 테베 등에서도 병력을 파견했습니다.
따라서 전체 병력이 최소 2,000 이상은 되었습니다. 달랑 300명만 간 것은 아니라는 말이죠. 다만 테르모필레 전투에서 포키스는 후방에 있었고, 주력은 스파르타가 맡았으므로 영화의 고증이 완전히 틀렸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스파르타의 힘은 철저한 팀플레이
영화에서는 스파르타군 하나하나가 일당백인 무적의 전사들로 묘사되지만, 실제 스파르타의 힘은 개인의 역량보다는 팀플레이에서 나왔습니다. 스파르타군은 철저한 팀플레이로 좁은 협곡에서 페르시아군을 막아낸 것이지, 영화처럼 화려한 개인기를 펼친 것은 절대 아닙니다.
아무튼 테르모필레 전투에서 스파르타가 사흘 동안 페르시아군의 진격을 저지한 것은 사실입니다. 그리고 에피알테스라는 배신자가 페르시아군에게 우회로를 가르쳐준 것도 역시 사실입니다. 다만 영화에서처럼 외모가 흉한 사람은 아닙니다. 영화와는 다른 점이 또 하나 있습니다. 레오니다스는 이 우회로가 있는 것을 미리 알고 있었고, 이를 경계하여 포키스군을 배치했으나, 페르시아군이 도달할 당시 포키스군은 긴장이 풀어진 상태에서 전원 깊은 숙면에 빠져 전혀 대처할 수 없었습니다. 그러나 근성의 스파르타군은 철수를 거부했죠. 물론 전투에서 패배해 본국에 돌아오는 패잔병을 받아들이지 않는 전통 때문에 귀향은 꿈도 꿀 수 없었습니다. 스파르타군은 여기서 전멸합니다. 스파르타군뿐만 아니라 테스피아와 테베군을 합쳐 약 1,500명의 병력도 장렬히 산화하죠. 이로 인해 이곳에 있던 모든 그리스군이 철수를 결정했고, 이제 대규모 병력의 상륙이 현실로 다가오게 됩니다.
레오니다스 평가
테르모필레 전투를 이끈 스파르타의 레오니다스에 대한 평가는 분분합니다. 가장 큰 논란거리는 꼭 그렇게 테르모필레에서 전원 전멸을 각오해야만 했었는가 하는 점입니다. 스파르타에게 있어서 철수는 치욕이기 때문 에 그랬을 수도 있습니다. 영화에서도 레오니다스를 비롯한 300의 전사들은 신념과 용기를 목숨보다 중요하게 여기는 불굴의 전사들로 묘사됩니다. 하지만 당시 3,600명의 스파르타군은 일반 보병이 아니라 대부분 지휘관급의 인물들이었습니다. 이런 고급 인력들이 한꺼번에 떼로 죽어나갔다는 것은 전술적으로 보았을 때 일고의 가치도 없는 매우 우매한 결정이라는 주장도 있습니다. 근성 충만한 전투였을지는 몰라도 그 결과는 참담했으니까요.
이 포스트는 『토크멘터리 전쟁사 이세환 기자의 밀리터리 세계사 1. 고대편』에서 발췌, 재정리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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