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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짝했다 사라지는 프랜차이즈 브랜드의 비밀 : 초보 창업자 주의 필수

경영 자기계발/골목식당 전쟁

by 스마트북스 2020. 8. 26. 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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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르게 번성하고 소리없이 사라진다?

외식업 프랜차이즈 시장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유독 빠르게 번성했다가 소리 소문 없이 사라지는 브랜드가 있습니다. 이런 브랜드를 선택해 창업한 가맹점주라면 피해를 보기가 쉽죠. 이 브랜드의 정체는 무엇이고, 이 브랜드를 움직이는 건 어떤 사람들일까요? 프랜차이즈 창업을 고려중인 분들이 꼭 알고 주의해야 할 부분입니다.

대충 베낀 미투 브랜드

2010년쯤, 룸식 주점이라는 새로운 형태의 술집이 등장했습니다. 기존에 없던 콘셉트인데다 공실률이 높고 월세가 저렴한 3층 이상 입지에도 오픈이 가능해 핫이슈가 되었죠. 그렇게 최초의 브랜드가 자리를 잡아갈 때쯤에는 미투 브랜드들이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그중 A라는 브랜드는 전문 조리사가 안주를 만드는 수작요리 전문점에 여성이 좋아하는 인테리어를 내세워 시장에 진입했습니다. 룸식 주점이 한창 인기있을 때라 직영점 오픈과 동시에 가맹점 모집도 손쉽게 이루어졌고 1년도 되지 않아 10호점을 넘겼습니다. 하지만 주방 인력의 문제, 콘셉트만 강조한 인테리어 시설의 노후화, 입지의 한계 등으로 오픈한 매장들의 매출이 저조해지며 폐점으로 이어졌죠. 불과 2년도 되지 않아 대표이사가 바뀌고, 얼마 되지 않아 홈페이지도 없어졌고, 가맹점들도 서서히 사라졌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사라진 그 브랜드의 대표가 그즈음 유행하는 선술집을 오픈하며 가맹점 모집을 시작했습니다. 이번에는 유명 캐릭터를 인테리어 소품으로 활용하는 콘셉트였습니다. 이 역시 반짝 이슈로 인기를 끌었으나 얼마 가지 않아 고객만족도가 떨어져 재방문이 이루어지지 않았고, 후속 마케팅도 하지 않아 10개의 가맹점도 오픈하지 못한 채 불과 2년도 되지 않아 조용히 사라졌습니다.
이런 브랜드들의 홈페이지에는 몇 가지 공통점이 있습니다. 회사 대표와 연혁이 제대로 정리되어 있지 않거나 아예 없습니다. 홈페이지 기획을 해본 사람이 보면 바로 알아볼 수 있을 정도로 급조한 느낌의 인사말, 하지도 않은 것을 마치 한 것처럼 꾸며 놓은 연혁으로 페이지를 채우고 있을 뿐 회사와 대표를 확인할 수 있는 것은 홈페이지 하단의 작은 글씨뿐입니다.

프랜차이즈 인큐베이팅 회사가 있다?

외식 창업시장에는 브랜드를 기획, 리뉴얼하여 일정 가맹점을 확보할 때까지 영업하고 브랜드가 안정화될 때까지 지원하는 인큐베이팅 회사들이 있습니다.
프랜차이즈 본사와 계약되면 인큐베이팅 프로세스에 맞게 브랜드 기획과 영업기획을 하고, 본사 직원들에게 기타 업무를 준비시키고, 가맹점주 모집을 위한 온라인 홍보를 본격적으로 시작합니다. 대박 매장과 성공 점주를 세팅하고, 예비 점주들이 봤을 때 혹하는 매출도 나왔으니, 홈페이지 메인을 그 내용으로 도배하죠. 그렇게 제작된 홈페이지를 포털 사이트에 핵심 키워드만 추출하여 파워링크 광고를 하고, 언론사에 관련 보도자료를 배포하고 파워블로거에게도 관련 글을 작성하게 합니다. 이렇게 하면 가맹점주 모집을 위한 온라인 준비가 어느 정도 끝난 것입니다.
이제는 키워드만 잘 선정해서 꾸준히 온라인 광고를 하고, 예비 창업자에게 문의가 오면 사전 준비된 프로세스로 상담을 진행합니다. 홈페이지를 통해 창업 문의를 한 예비 창업자에게 전화해서 간단한 상담을 하고, 사업설명회 참석 스케줄을 조율하며, 예비 창업자를 대상으로 사업설명회를 하고, 성공한 매장에 데려가 시식도 진행하면서 가맹상담을 하여 가계약을 맺죠. 그렇게 몇 개월 집중하면 브랜드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최소 10호점에서 시기에 잘 맞은 유행 아이템은 최대 200호점까지 늘어나기도 합니다. 한 달에 30개 매장이 오픈한다면 하루 1개의 매장이 오픈하는 셈입니다.

치고 당기고 빠진다?

인큐베이팅 회사를 통해 브랜드를 만들어 약 100개 이상의 가맹점을 오픈한 사장을 본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그가 다른 사람에게 법인을 넘기는 작업을 준비하고 있다는 소문이 돌았습니다. 가맹점이 100개 이상이면 그동안 오픈 수익, 물류 수익에 기타 수익을 포함해서 엄청난 돈을 벌었을 겁니다. 게다가 그 브랜드 업태와 가맹점 모델 형태를 보면 아직도 전국에 가맹점 100개 정도는 충분히 더 오픈할 수 있는데 왜 그럴까요?
알고 보니 그 대표는 빠르게 브랜드를 만들어 수익을 챙기고 조용히 명의를 변경하고 서서히 빠지는 일을 몇 번이나 반복한 사람이었습니다. 그는 오랜 경험으로 자신이 준비한 유행 아이템이 오래가지 못할 것이라는 것을 알고 발을 빼는 작업을 한 것이죠. 제대로 된 브랜딩에는 애초에 관심이 없었고, 치고 빠지려는 것이 목적이었던 것입니다.
몇 개월 후 그 브랜드 홈페이지를 확인하니 대표이사가 변경되었더군요. 본사 직원의 이름도 아니고, 새로운 사람이었습니다. 브랜드는 점점 문제가 생겼고, 가맹점 폐점이 줄을 이었습니다.
그 후 창업박람회에 들렀다가 사라졌던 그 대표와 핵심 직원들을 봤습니다. 그들은 유행하는 주점 형태로 새로운 브랜드를 만들었고, 3개월이 지나 직영점이 최고 매출을 찍고 있는 상태에서 또다시 가맹점주를 모집하기 위해 박람회에 참가한 것이었죠. 대표뿐만 아니라 핵심 인물들이 조직화되어 움직이고 있었습니다. 초보 창업자들이 보면 볼수록 혹할 만큼 잘 포장된 모습이었고, 반응도 폭발적이었습니다.
당시만 해도 가맹사업 관련 법률이 까다롭지 않았기에, 형식적인 가맹계약서를 만들어 제공하고, 당장 하지 않으면 기회를 놓치는 것처럼 초보 창업자를 설득하여 빠르게 가맹사업을 전개하며 똑같은 방법으로 태연하게 돈을 벌고 있었습니다. 초보 가맹점주가 앞으로 흘릴 눈물까지도 알면서, 때가 되면 사라지는 짓을 반복하고 있는 것이죠.

이 포스트는 골목식당 전쟁』(조현기 지음)에서 발췌, 재정리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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