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약 없는 만남>이라는 영화의 주인공 쑤미가 입버릇처럼 말하는 대사가 있다.
“어릴 때부터 세상의 이치를 그렇게 많이 들었는데도 여전히 사는 게 쉽지 않아.”
사람들은 이 말이 자신들의 속마음을 대변한다고 생각했다.
왜일까? 세상의 이치를 그렇게 많이 알면서도 여전히 사는 게 쉽지 않은 이유는 도대체 무엇일까?
E=mc²이라는 공식이 있다. 아인슈타인의 질량-에너지 등가 공식으로 원자폭탄이라는 살인 무기를 세상에 태어나게 한 공식이기도 하다. 이 외에 우리는 이 공식에 대해 무엇을 더 알고 있을까?
“나는 수학 공식을 전부 알고 있는데 왜 수학 문제를 못 푸는 거야?”라고 말하는 사람은 없다. 그들이 이런 말을 하지 않는 이유는 마음속으로 이미 알고 있기 때문이다. 공식을 아는 것과 문제를 푸는 것은 아주 다른 이야기라는 사실을.
아무리 어리석은 사람이라도 수학 공식이 수학의 원리를 간소화한 것이란 정도는 알고 있다. 하지만 세간의 이치가 인생의 원리를 추상적으로 나타낸 인생 공식이라는 사실은 잘 모르고 있는 듯하다.
세간의 이치 역시 수학 공식과 같다. 문제를 해결할 줄 알고 응용할 줄 알아야 진짜로 장악한 것이라 할 수 있다. 수학을 공부할 때 머리로 는 몇 번이고 이해했던 것들이 막상 끄집어내 문제를 풀려면 헷갈리는 경험을 몇 번이나 해봤으면서도, 우리는 종종 세간의 이치를 곧장 삶에서 활용할 수 있을 줄로 착각한다. 도대체 왜 이런 착각을 하게 되는 것일까?
우리는 살면서 수많은 세상의 이치를 읽고 듣는다. 그러나 그 이치를 아무리 많이 알아도 인생이라는 교실 안에서는 시간이나 때우는 열등생에 불과할 수 있다. 그 이치가 얼마나 가치 있든, 실천하기 전까지는 인생과 전혀 상관없는 것이기 때문이다.
사는 게 쉽지 않은 이유는 바로 이 실천이 없기 때문이다. 배우기만 있고 익히지 않는 것, 알기만 하고 행하지 않는 것, 세상의 이치를 듣기만 하고 조금도 실천하지 않는 것은 수학 시간에 두 눈을 공식에 고정해놓고 문제는 풀지 않는 것과 같다. 그러니 무슨 수로 답을 써내려갈 수 있겠으며, 무슨 수로 고득점을 받을 수 있겠는가.
설령 배움이 충분치 않다고 해도 반드시 지행합일을 이루어야 하며 생활 속에서 실천해야 한다. 그것만이 배움이 온전히 당신의 것이 되는 방법이며, 당신의 인생에 도움이 될 수 있는 방법이다.
실천으로 이어지지 않는 이치는 다른 사람의 것일 뿐 당신과는 하등의 관련이 없다. 이는 우등생이 푼 문제를 아무리 많이 구경한들 열등생의 성적에는 조금도 득이 되지 않는 것과 같다.
많은 사람들이 자신이 진정으로 가치 있는 이치를 실천으로 옮긴 적이 없다는 사실을 알고 있으면서도, 마치 세상사에 통달한 것처럼 자신을 속인다. 자신의 일에 참견할지도 모를 사람들의 입을 틀어막고 싶기 때문이다. 그 늪에서 빠져나오기 위해 애쓰고 싶지 않기 때문이기도 하다.
세상에 태어난 사람들은 모두 유일무이한 존재로 저마다 가치를 가지고 있다. 그리고 그 가치란 개개인의 노력과 목표에 달려 있다. 인생의 가치란, 당신이 어떤 노력을 하는지, 어떤 의미 있는 삶을 사는지에 달려 있는 것이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무기력하고 무의미한 상태를 벗어나지 못한다. 이러한 가치 상실의 상태가 인생을 잘못된 길로 빠지게 한다. 누군가 방황하고 있는지 알아보는 방법은 간단하다. 그 사람이 자신의 인생의 가치를 제대로 인정하는지 보는 것이다. 만약 누군가 무가치한 인생을 선택해놓고 인생의 가치를 안다는 듯 말한다면, 그 사람은 이미 자기 자신을 잃어버렸다고 봐도 무방하다.
길을 잃은 인생에서는 목표나 진취성, 동력, 즐거움 따위를 찾아볼 수 없다. 마지못해 사는 인생이란 무미건조할 수밖에 없다. 문제는 무미건조함을 넘어 고통과 스트레스를 받는다는 것에 있다. 내 인생 속에 내가 없다고 생각해보라. 반드시 있어야 할 자리에 있지 못하는 고통이 얼마나 크겠는가?
인생이 즐겁기 위해서는, 반드시 진정한 자신의 모습으로 살아가야 한다. 반드시 배움을 실천해야 하며 지행합일을 이루어야 한다. 그러면 충만한 호기심과 지식을 갈구하는 마음을 영원히 잃지 않을 수 있다.
그리고 깨닫게 될 것이다. 실천하지 않는 이치란 무가치하며, 인생의 즐거움이란 삶 속에서 무한한 생동감을 안겨주고 시시각각 빛과 열정을 발산시켜주는 매우 간단한 이치를 실행함에 있음을.
인생을 잘 꾸려가는 사람은 살면서 자신에게 주어진 과제를 열심히 풀어나가는 사람이다. 그리고 그것은 인생의 이치를 잘 모른다고 인정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한다.
이 포스트는 『그럼에도 사는 게 쉽지 않을 때』에서 발췌, 정리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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