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우리를 똑똑하게 만드는 지식은 따로 있다

본문

우리를 똑똑하게 만드는 지식은 따로 있다

밥은 의미 없다 이거냐?

 

할머니 인터넷은 뭐든지 다 있어요. 우리가 알고 싶은 것은 다 알 수 있다니까요.”
“그래? 그럼 어제 네 아빠가 양말을 어디에 벗어두었는지 물어보렴. 아무리 찾아봐도 도무지….”
“아니, 할머니…. 다른 거요. 다른 질문 해주세요.”
“네가 어릴 적 좋아했던 공갈젖꼭지, 네가 꼭꼭 숨겼잖아. 어디 숨겼는지 잊어버려서 결국 찾지 못했지. 인터넷에 좀 물어봐라. 그 젖꼭지 어디 있는지?”
“그것도 안 돼요. 다른 거 물어봐주세요, 다른 거.”
“그럼 너희 엄마 언제쯤 집에 오는지 물어볼래? 밥 다 식는다.”
할머니, 다른 질문은 없어요? 좀 더 의미 있는 거?”
뭣이? 밥은 의미가 없다 이거냐? 그럼 넌 먹지 마.”

'척'하다가 자신도 잊는다

플랑크가 1918년 노벨물리학상을 수상한 이후 강연 요청이 쇄도했다. 똑같은 강연을 몇 번이고 계속 하자 그의 운전기사마저 내용을 외워버렸다. 하루는 운전기사가 그에게 말했다. 교수님, 강연 내용을 저도 다 외웠어요. 이번엔 제가 강연을 할 테니 좀 쉬고 계세요.플랑크가 대답했다. “좋아, 그렇게 하지.”
운전기사는 자리를 가득 채운 물리학자들 앞에서 거침없이 강연을 했다. 그 모습이 플랑크와 매우 흡사했으며 강연 역시 완벽했다. 운전기사가 강연을 마치자 객석에 있던 한 교수가 굉장한 전문 지식을 요하는 질문을 던졌다. 운전기사는 여유롭게 웃으며 이렇게 말했다. 그런 수준 낮은 질문은 제 운전기사에게 대신 답하라고 해보죠.
운전기사의 순발력에 감탄하기 쉽지만 워런 버핏의 파트너 찰리 멍거는 이 이야기의 핵심은 딴 데 있다고 말했다. “지식에는 두 가지 종류가 있습니다. 하나는 진짜 아는 지식, 다른 하나는 아는 척만 하는 지식이죠. 혹자는 잘 알지도 못하면서 플랑크의 운전기사처럼 아는 척만 합니다. 하지만 이런 은 본인에게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더 최악인 것은, 에 너무 깊이 빠져서 자신이 플랑크가 아니라 운전기사라는 사실조차 잊어버리는 것이죠.”

한계가 어디까지인지 아는 능력

워런 버핏은 사람은 최소한 두 가지 능력을 갖추어야 한다고 말했다. 첫째는 자신이 습득한 지식이 얼마나 되는지 확실하게 파악하는 능력이고, 둘째는 지식을 가진 사람과 가진 척만 하는 사람을 구별할 줄 아는 능력이다.두 번째 능력은 상대적으로 간단하다. 어떤 배역을 연기하는 연기자는 누가 봐도 을 하는 것이다. 책에 쓰인 내용을 읽기만 하는 교수 역시 마찬가지이다. 이들은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키는 연기력을 가지고 있다. 지식의 함량은 생각만큼 높지 않다. 진짜 어려운 것은 첫 번째 능력이다. 첫 번째 능력에 대해 워런 버핏은 이렇게 말했다. 자신의 능력 범위를 확실히 파악하세요. 그리고 그것을 벗어나지 마세요. 이 범위의 크기는 결코 중요하지 않습니다. 중요한 것은 당신의 한계가 어디까지인지 아는 것입니다.”
찰리 멍거 역시 말을 보탰다. 자신의 능력이 어디까지인지 반드시 알아야 합니다. 장담하건대, 그 능력 범위 밖에서 운을 시험해보려 한다면 당신의 커리어는 엉망이 될 겁니다.”

 

인터넷 시대, 지식은 언제든 손에 넣을 수 있다. 인터넷 검색만 하면 각종 정보가 쏟아져 나온다. 하지만 컴퓨터를 끄는 순간, 우리의 머리는 검색 전 상태로 돌아간다. 인터넷은 플랑크이고 우리는 플랑크의 운전기사인 것이다. 인터넷에 아무리 많은 지식이 있다 한들 우리는 그저 그것을 아는 하는 것에 불과하다. 그래서 인터넷은 종종 우리를 멍청하게 만들고 허무하게 만든다.
조각나고 흩어지고 고립되어 있는 지식의 파편들은 어떤 의미도 없다.
의미 있는 것은 사고하는 방식이다. 또한 자신이 습득한 지식과 나아가 습득하지 못한 지식까지 활용하여 자신의 지능과 생활력을 개선하는 것이다.

확장에 실패한 지식은 무의미하다

화이트헤드는 사고와 감각의 상관관계를 연구하다가 한 가지 재미있는 개념을 도출한다. 바로 불활성 지식이다.
불활성 지식불활성 기체라는 용어에서 따온 이름으로, 조각나고 흩어지고 고립되어 있는 지식을 가리킨다. 뭔가 대단한 듯 보이지만 실상은 별 볼일 없고 현실에서 응용할 방도가 없으며 활력이 부족한 지식이다. 한마디로, 불활성 지식이란 활력이 부족한 지식이다.
이 기준에 따르면
인터넷상에 있는 지식 중 99퍼센트는 불활성 지식이다. 누군가가 활력을 불어넣어야만 그 지식들에 가치가 생긴다. 불활성 지식이 무조건 쓸모없다는 뜻은 아니다. 그 속에도 최소한 흥미로운 부분은 있다. 만약 우리에게 그 지식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는 능력이 생긴다면 누가 마다하겠는가.
사람들이 이미 습득했다 생각하는 지식도 진짜 지식이 아닐 수도 있다. 지식. 지식은 알고() 깨우친다()는 뜻을 담고 있다. 불활성 지식은 오로지 아는 것만 있고(예컨대 금붕어의 기억력이 7초가 넘는다는 것) ‘깨우치는것은 없다.
지식은 반드시 선도자의 경험을 통해 가치와 의의를 가지게 된다. 지식은 우리의 머릿속에서 자유롭게 움직이며 사고 체계를 완성시킨다. 이 체계는 관찰, 분석, 예측, 행동, 교정, 결과, 피드백이라는 일곱 단계를 거친다.
플랑크는 자신의 전문 분야에서 이 일곱 단계를 운용시킨 후 지식을 발견하고 노벨상을 탔다. 하지만 그의 운전기사는 이 단계를 완성시키지 못했기 때문에 불활성 지식만 가지게 된 것이다.
불활성 지식이 확장되면 활성 지식이 되어 우리의 지혜와 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지만, 확장에 실패한 지식은 아무 의미도 가지지 못한다. 

지식 확장 3단계

불활성 지식을 확장하는 방법에는 무엇이 있을까?
첫 번째 단계는 지식이라고 해서 다 같은 지식이 아니라는 사실을 아는 것이다. 지식의 세계는 블록을 쌓아 만든 것과 같다. 어떤 지식은 블록 조각이고 어떤 지식은 밑판이다. 그 밖의 지식들은 이 블록 조각을 밑판 위에 쌓아 만든 것이다.
가장 핵심적인 지식은 세 가지뿐이다. 첫 번째 블록은 수학이다. 수학이라는 학문의 특징은 정확성이다. 정확하다는 것은 결코 변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미국에서 1 더하기 12인 것은 북한에서도 다르지 않다.
두 번째 블록은 논리이다. 논리라는 학문은 매우 추상적이면서도 확실하다. 인생 역시 논리에 의거해 존재한다. 만약 누군가가 비논리적으로 살고 있다는 생각이 들면, 분명 그 사람의 인생에는 변화가 자주 보일 것이다. 타인에게 맞추기 위해 스스로를 바꾸는 사람일 테니까.

세 번째 블록은 철학이다. 철학은 모든 학문의 시작이다. 철학은 블록 조각이라기보다는 블록을 쌓기 위한 밑판이다.
당신은 자신이 생각하는 세계관을 수학과 논리로 쌓아 만들면 된다.
만약 당신의 인식이 정확하다면 수학과 논리는 적재적소에 사용될 것이다. 하지만 잘못된 인식을 가지고 있으면 수학과 논리는 빗나가서 당신의 언어체계 안에서만 돌고 돌 것이다.
두 번째 단계는 수학, 논리, 철학 외에 다른 모든 학문은 가설일 뿐 정확성을 가지지 못한다는 사실을 아는 것이다. 예컨대 과학은 끊임없이 가짜를 검증해 착오의 가능성을 낮추는 학문이다.
다시 한 번 강조하자면, 수학과 논리와 철학 외에 다른 모든 학문은 그저 추측에 지나지 않는다. 사람들이 영 설명할 방법이 없을 때 임시로 가져다 쓰는 가설이란 말이다.
세 번째 단계는 수학 혹은 논리를 가지고 자신의 지식체계를 만드는 것이다. 그러면 주변 사람들보다 우위를 선점할 수 있다.

 

인터넷 검색습관을 바꿔라

지식체계를 더 쉽고 빠르게 확립하는 지름길은 인터넷 검색 습관을 바꾸는 것이다.
단순검색에서 체계적인 검색 방법으로 말이다. 즉 단순한 결론 한 가지만 검색하는 것이 아니라, 사고체계의 일곱 단계인 관찰, 분석, 예측, 행동 교정, 결과, 피드백까지 찾아본다. 이를테면 금붕어의 기억력이 7초가 넘는다는 사실만으로는 별다른 가치를 가질 수 없지만, 만약 인터넷에서 과학자가 이를 증명하는 작업을 최초의 관찰부터 분석, 예측, 행동, 교정, 결과의 과정까지 다 찾아본다면 당신이 습득한 지식이 된다. 이 과정이 익숙해지면 당신의 뇌도 은연중에 체계적인 지식 습득 능력을 갖게 된다그러니 체계적인 검색에 익숙해지도록 훈련하면서 활용 범위를 넓히는 것이 좋다.
지식체계를 장악하지 못한 사람은 세상에 변화에 도태되고 만다. 그들을 도태시키는 것은 다름 아닌 지식체계를 장악한 사람들이다. 그러니 체계적인 인터넷 검색과 활용을 통해 자신만의 지식체계를 구성하고 자신의 인생 경험을 넓혀나가야 한다. 인터넷에서 무엇이든 찾을 수 있다는 생각은 버려라. 인터넷에 뭐가 있는지는 조금도 중요치 않다. 중요한 것은 당신 자신의 머릿속에 뭐가 들어 있는가이다.

이 포스트는 그럼에도 사는 게 쉽지 않을 때에서 발췌, 정리한 것입니다.

 

관련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