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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리콘밸리 기업에 취업하는 법 : 실리콘밸리의 인재 구인 방식

경영 자기계발/실리콘밸리를 그리다

by 스마트북스 2018. 10. 22. 1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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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리콘밸리 기업에 취업하는 법 : 실리콘밸리의 인재 구인 방식

국적, 성별, 나이, 학교 불문

각 역할의 전문성을 중요시하는 실리콘밸리 기업들은 세계 최고 전문가를 고용하고 싶어 한다. 최고의 경영자, 최고의 디자이너, 최고의 시니어 엔지니어, 최고의 주니어 엔지니어, 최고의 인턴을 뽑기 위해 국적, 성별, 나이, 학교를 가리지 않는다. 단 회사가 추구하는 가치에 맞는 사람인지는 중요하게 고려한다.
대학을 갓 졸업한 엔지니어도 사람마다 잘하는 것이 다르고, 일하는 방식이 다르다. 그들 중에서 회사의 각 자리에 맞는 사람을 찾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인재 한 명을 찾기 위한 과정은 수개월에서 수년까지 걸리며 리쿠르터에서 면접관들까지 많은 인력이 투입된다. 실리콘밸리에서 인재 선발은 대부분 서류 심사, 전화 면접, 초청 면접, 오퍼레터의 단계를 거친다.

회사와의 첫만남, 리쿠르터

회사 면접 과정에서 가장 처음 만나는 사람이 리쿠르터다. 우리나라에서는 헤드헌터라는 이름으로 알려진 이 리쿠르터들은 주로 계약직으로 회사에 고용된다. 그들은 회사에 일자리가 생기면 다양한 방법을 통해 그 자리에 맞는 사람을 찾아서 연락하고, 면접 자리를 마련하고, 입사 지원자가 최종 합격해서 오퍼레터에 사인하면 상여금을 받는다.
리쿠르터는 자신이 찾은 입사 지원자가 그 자리에 얼마나 적합한지 꼼꼼히 서류 심사를 한 뒤 승산이 있다고 생각되면 지원자의 든든한 지원군이 되어 면접을 잘 볼 수 있도록 돕고, 회사가 이 지원자에게 더 좋은 연봉(및 주식)을 제시하도록 설득한다.
그들이 가장 바라는 것은 지원자가 최종 합격하여 고용계약서에 사인하는 것이다.

실리콘밸리 회사들이 인재를 찾고 인재들이 회사를 찾는 방법은 크게 네 가지다.
 
1. 서류 지원
미국 회사들은 대부분 수시 채용이기 때문에 언제나 지원이 가능하다. 다만 IT 기업 대부분이 한 번 떨어지면 1년 내에 재지원을 받지 않기 때문에 전략적으로 접근해야 한다.
작은 회사는 다를 수 있지만, 구글이나 페이스북, 에어비앤비 등은 이력서가 하루에도 수십만 통 도착한다. 서류 지원을 통해 전화 면접의 기회를 얻을 확률이 극히 낮다. 그럼에도
서류 지원은 모든 사람들에게 열려 있는 선택지다.
 
2. 캠퍼스 리쿠르팅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실리콘밸리의 많은 기업들이 매년 1~2회 열리는 캠퍼스 리쿠르팅에 참여하기 위해 평소 관심 있게 지켜본 대학을 방문한다.
캠퍼스 리쿠르팅은 서류 지원에 비해 훨씬 쉽게 전화 면접으로 연결된다. 학교로 리쿠르팅을 오는 사람들은 기본적으로 열린 마음으로 지원자들을 만난다. 특히 면접관으로 오는 사람들은 그 학교 출신인 경우가 많다. 공통점이 많으니 훨씬 우호적인 분위기에서 면접이 진행된다. 면접을 잘 보면 이후 전화 면접 대신 캠퍼스 면접
(On-campus Interview)을 볼 수 있다. 캠퍼스 면접을 잘 보면 바로 본사에 초대되어 면접을 볼 수 있다. 가난한 유학생일 때는 비행기와 렌터카, 숙소, 식사 등을 제공해주는 면접이 즐거운 여행의 기회가 되기도 한다. 또 세계적으로 유명한 회사에 가서 면접을 치르는 것은 설레는 일이다. 그렇지만 몇 번 해보면 너무 힘들어서 다시는 하기 싫은 경험이 되기도 한다.
학교의 취업지원 팀도 이력서 작성법, 면접 복장, 나눠야 할 대화 내용 등 다양한 면접 교육을 제공한다. 내 경우, 재학 시절 학과에서 케이터링으로 식사를 제공하고 면접관들을 만나는 자리에 갔는데, 이때 친구들과 모의 면접을 한 경험이 큰 도움이 되었다.
 
3. 링크드인 검색
링크드인은 이력서와 유사한 프로필을 올릴 수 있는 소셜네트워크다. 리쿠르터들은 링크드인 검색을 통해 현재 회사에서 일하고 있거나 인턴십 경험이 있거나 석사 이상의 전문성을 갖춘 학생에게 구인 메시지를 보낸다. 이 경우 대부분 바로 전화 면접으로 이어진다. 링크드인에 프로필만 잘 써놓아도 여러 회사에서 계속 연락이 온다. 대학을 졸업하면 링크드인 프로필 점검은 필수다.
 
4. 직원들의 추천
실리콘밸리 기업에 취업할 때 인맥이 미치는 영향은 상당히 크다. 가령 구글에서 엔지니어를 뽑을 때 구글 직원이 그 자리에 맞을 것 같은 엔지니어를 리쿠르터에게 추천하면, 리쿠르터는 소개받은 사람을 최우선으로 검토한다. 물론 지인 추천이라고 해서 면접 과정이 쉬워지지는 않지만, 어쨌든 면접 볼 기회를 더 쉽게 얻을 수 있다.
 

전화 면접

입사 지원자가 서류 심사를 통과하면, 회사에서는 한 번이나 두 번의 전화 면접(Phone Interview) 통해 본사로 초청해 면접할지를 결정한다. 엔지니어의 경우, 전화 면접 시 면접관과 면접 대상자가 함께 볼 수 있는 온라인 코딩 툴을 사용한다. 코더패드(CoderPad,io), 콜라베딧(Collabedit), 해커랭크(HackerRank) 등을 이용하면 전화로 대화하면서 지원자가 작성한 코드를 면접관이 실시간으로 볼 수 있다. 데이터 구조와 알고리즘 문제를 주로 물어 보며, 지원자의 배경에 따라 머신러닝이나 데이터 과학에 대해 물어보기도 한다.
전화 면접은 안 그래도 영어가 짧은데 얼굴 표정이나 몸짓을 읽을 수 없어서 확실히 어렵다. 만약 면접관의 발음이 알아듣기 어렵거나 억양이 세거나 또는 통화 품질이 엉망이면, 그 면접은 그냥 날아간 것이다. 직접 만나서 면접을 볼 때는 의사가 잘 전달되지 않으면 종이에 쓰고 그림을 그릴 수도 있는데, 전화 면접은 그렇게 하기 어려운 데다 서로 긴장감이 덜해서 조금 피상적인 면접이 되기 쉽다.
 

초청 면접 및 면접 주제

 

초청 면접(On-site Interview)에서는 일대일 면접을 5번 정도 본다. 번에 1시간 정도 소요되니 하루에 5시간 동안 면접을 보는 셈이며, 보통은 면접관이 만장일치로 승인해야 오퍼가 나온다.
지난 5년 동안 나 역시 면접관으로 20번 정도 면접을 진행했는데, 대개
면접관별로 면접 주제가 주어진다. 즉 지원자의 다양한 측면을 파악해야 하므로, 면접관에 따라 어떤 부분을 중심적으로 살펴볼지를 정하는 것이다.
나는 주로 백엔드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면접에 참여했는데, 면접 주제는 다음과 같았다.

 
1. Coding Test / Technical Challenge
코딩 문제를 주고 풀게 한다. 문제의 난이도에 따라 실제로 푸는 것 자체를 중요시하는 경우도 있지만, 면접관과의 소통 능력, 문제 파악 능력, 그리고 문제에 접근하는 방법과 사고 과정을 보는 경우가 많다. 이때 면접관의 취향이 반영되기도 하는데, 나는 정말 쉬운 문제가 아닌 이상 푸는 것보다는 어떤 식으로 문제에 접근하는지, 어떻게 소통하고 풀어나가는지를 많이 봤다. 실제로 일할 때 어떻게 할지를 미리 살펴보면서 성격을 가늠해보기도 했다.
 
2. Architecture / Design Tests
신입보다는 경력자에게 주어지는 면접 주제다. 규모가 큰 시스템을 다룰 때 부딪칠 수 있는 문제, 지난 회사에서 경험해봤을 법한 문제나 새로운 시스템을 디자인할 때 고려해야 하는 점 등을 물어본다. 딱히 정답이 하나는 아니지만, 이제껏 한 번도 고민해보지 않았으면 오답으로 가기 쉬운 문제들이다. 이 과정에서도 얼마나 컴퓨터 공학적으로 사고하는지, 어떤 문제들을 생각하면서 일을 계획하고 코드를 짜는지, 그러한 생각의 근거는 어디에서 오는지, 숫자들을 어느 정도까지 머릿속에서 계산하고 예측해서 의사소통하는지를 본다.
 
3. Algorithm Test
알고리즘에 특화된 코딩 문제를 내고 풀게 한다. 해당 업무를 이미 해봤거나 앞으로 하려는 경우에 이 정도는 꼭 숙지하고 있어야 한다는 수준의 문제다. 왜 이런 방법을 선택했는지, 다른 방법으로는 뭐가 있는지, 각각의 장단점은 무엇이고 어떤 상황에서 어떤 것이 좋은지 등의 답변을 기대한.
 
4. Team fit / Cultural
개인의 뛰어난 기술력보다는
우리 회사와 팀에 잘 맞는 인재인지를 확인하는 면접 주제다. 대부분 실제로 같이 일하게 될 팀의 매니저가 이 주제로 면접을 진행한다. 다른 일대일 면접에 비해 조금 더 편안한 분위기에서 진행된다. 회사에 얼마나 관심이 많은지, 팀이 하는 일과 잘 맞을지, 오퍼합격 통지를 주면 진짜로 입사할 생각이 있는지 등을 확인한다.
 

오퍼레터와 연봉 협상

초청 면접에서 합격점을 받으면 리쿠르터가 전화로 합격 소식을 알린다. 이를 구두 오퍼라고 한다. 이때 리쿠르터는 고용 조건 등을 자세히 알려주지 않고 합격 사실과 함께 다른 회사 면접 현황 등을 묻는다.
구두 오퍼를 받은 순간, 연봉 협상이 시작된다. 연봉 협상을 잘하려면 당연히 카드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 그리고 회사 및 자신의 전문 분야에 대한 정보를 충분히 가지고 있어서 리쿠르터보다 많이 알거나 최소한 비슷하게는 알고 있어야 한다. 회사 상황, 자신이 갈 자리의 역할과 책임, 회사 소재 지역의 생활 여건(물가와 세금) 등 자신과 경력이 비슷한 사람이 받는 연봉과 주식, 보험 등의 정보를 미리 알고 있으면 좋다.
예를 들어 시애틀이 소재한 워싱턴주에서는 주 소득세가 없다. 연방 소득세만 내면 된다. 샌프란시스코가 소재한 캘리포니아주에서는 연방 소득세에 주 소득세가 10% 가까이 된다. 단순 비교를 하기는 어렵지만, 시애틀에 있는 직장인의 연봉보다 10% 정도 높아야 같은 연봉이라고 할 수 있다. 다음으로 지역 물가는 제일 먼저 집값을 고려해야 한다. 시애틀과 샌프란시스코의 월세는 집 상태나 크기, 교통 등의 조건이 비슷할 때 시애틀이 15% 이상 낮다. 소득세와 집 월세만 고려해도 시애틀에서 연봉 8만 달러를 받는 것이 샌프란시스코에서 연봉 10만 달러를 받는 것보다 경제적으로 이득이다. 물론 그 외에 개인이 선호하는 삶의 조건도 고려해야 한다.
자신과 경력이 비슷한 사람이 받는 연봉은 직장 평가 사이트인 글래스도어 등에서 확인할 수 있다. 주변 사람들에게 물어보는 것도 방법이다. 연봉에 대한 정보는 원래 공유하면 안 되는 개인 정보이다. 그래서 인간관계를 잘 만들어놓으면 도움이 많이 된다.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기준으로 보수(Compensation Package)는 보통 연봉 +성과급 + 주식으로 이루어진다. 연봉에 연간 성과급이 몇 %인지, 주식을 얼마나 받게 되는지에 따라 동급이라도 전체 보수 차이가 두 배나 날 수도 있다.
다만 합격한 회사가 하나뿐이면 협상의 여지가 거의 없다. 가진 카드가 없는 거니까. 그러므로
비슷한 시기에 여러 회사에서 오퍼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일단 오퍼를 받으면 짧게는 사흘, 길어도 2주 내에 입사 결정을 내려야 하기에 그 기간 중에 오퍼를 두 군데 이상 받으면 연봉 협상에 유리하다.
연봉 협상을 할 때는 협상 가능한 선이 어디인지, 상대가 제시하는 안의 근거는 무엇인지, 자신이 용납할 수 있는 범위와 상대에게 무리가 될 수 있는 범위는 어디인지를 미리 생각해두어야 한다. 그리고 상대의 입장에서 생각할 수 있을 만큼 정보가 많으면 여러 번에 걸쳐 충분히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 영화에서처럼 두 사람이 마주 앉아서 빠바박 협상, 쾅쾅!’ 하는 경우도 있겠지만, 대개는 몇 번씩 통화하면서 서로의 요구 사항과 수 준을 조율해나간다.
당신의 카드가 훌륭하다면, 이런 협상의 전문가인 상대가 이건 회사 내규(방침)상 불가능합니다.”라고 했던 부분도 어느 순간 언제 그랬냐는 듯이 가능해지는 마법도 경험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드디어 이 모든 과정이 끝나면 PDF 파일 형태로 오퍼레터가 날아온다. 정말 짜릿하고 신나는 순간이다.
오퍼레터가 두 개 이상이면 비교해가면서 가장 좋은 회사를 선택해서 서명해서 보낸다.
이제부터 새로운 회사에서의 여정이 시작된다. _
서준용( 디지털 노마드 작가, 개발자)

이 포스트는 실리콘밸리를 그리다 : 일하는 사람이 행복한 회사는 뭐가 다를까에서 발췌, 재정리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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