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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리인 비용, 꼼꼼하게 체크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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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리인 비용, 꼼꼼하게 체크하세요!

2015년 개봉한 영화 ‘암살’에서는 상해임시정부에서 유출된 내부정보의 출처로 임시정부의 경무국 대장인 염석진(이정재 분)을 의심하고, 조직원을 통해 감시한 후 그를 불러 마음을 떠보는 장면이 나옵니다. 염석진은 자신의 결백을 증명하기 위해 권총 자살 퍼포먼스를 하지요. 일을 맡기는 김구 선생 입장에서는 조직원이 딴 마음을 먹지 않을까 신경써야 합니다. 사람을 보내 감시를 하고 계획에 이중삼중 안전장치를 두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부정보는 계속 새어나갑니다.

이러한 양상은 일을 누군가에게 맡겼을 때 심심치 않게 발생하게 마련입니다. 현대 경영학에서는 이를 대리인 비용(agent cost)’이라고 합니다.

대리인 비용이란?

 

주주(또는 채권자)와 그들을 대신해 실제로 기업을 운영하는 경영자의 이해관계가 서로 어긋나는 경우가 있습니다. 대리인 비용이란 이처럼 주주와 경영자의 이해관계가 달랐을 때, 그로 인해 발생하는 문제를 해결하는 데 드는 비용을 말합니다. 흔히 쓰는 표현으로 내 맘 같지 않네라고 말하는 상황에서 발생하는 비용이라고 할 수 있죠.
대리인 비용은 감시비용, 확증비용, 잔여손실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감시비용은 일을 맡기는 사람이 감당하는 비용이고, 확증비용은 일을 맡은 사람이 신뢰를 유지하기 위한 비용이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발생하는 문제가 잔여손실에 해당됩니다.

한국은 오너경영 체제가 일반적이기 때문에 대주주와 경영진 사이의 대리인 비용이 크게 발생하지 않습니다. 대주주가 곧 경영진이기 때문이죠. 대신에 경영진이 대주주의 이익에만 집중하여 소액주주의 이익에 반하는 의사결정을 할 수 있습니다. 한국에서는 이로 인해 발생하는 대리인 비용을 상대적으로 흔히 볼 수 있습니다.

일감 몰아주기

한국에서 대리인 비용을 크게 발생시키는 가장 대표적인 경우가 기업의 일감 몰아주기입니다. 오너 경영인이 대주주 일가의 지분이 높은 자회사에 높은 이익률을 보장해 주면서 일감을 몰아주는 것이죠. 이는 대주주 오너 일가의 이익과는 일치하지만, 소액주주의 이익에는 거스르는 경영활동입니다.
최근 이러한 대리인 비용이 이슈가 되고 있습니다. 공정거래위원회에서 일감 몰아주기를 증여로 간주하고 규제하고 있지만, 기업은 소송 등 법적 다툼으로 대응하고 있죠. 기업이 오너의 소유라는 인식이 남아 있는 한 이 문제는 쉽게 개선되기 어려울 것 같습니다.

신주인수권 발행

또 다른 대표적 형태는 신주인수권(Warrant)을 발행하는 것입니다. 신주인수권은 새롭게 발행되는 신주를 살 수 있는 권리입니다. 그런데 신주인수권이 소액주주의 이익에 거스르게 사용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기업의 성장 타이밍을 미리 확인한 오너 대주주가 신주인수권을 낮은 가격에 발행한 후, 실적이 좋아져서 주가가 오른 다음에 신주를 발행하여 이익을 차지하는 것이죠. 이를테면 주당 1만원에 신주를 살 수 있는 신주인수권을 채권에 붙여 발행한 후에, 주가가 5만원으로 올랐을 때 신주를 발행하여 이익을 얻는 것입니다.(대주주가 이때 신주인수권을 행사한다면 신주를 1만원에 사서 5만원에 팔 수 있습니다.)
대주주가 자사의 성장을 믿는다면, 장내에서 주식을 사서 기다리는 것이 정상적인 방법이며, 소액주주의 신뢰를 얻는 방법입니다.
그런데 이런 식의 신주인수권 발행의 경우, 주식투자자들에게 골고루 돌아가야 할 주가 상승의 혜택을 대주주가 가져가는 꼴이죠. 또한 신주를 발행하면 주식수가 늘어나기 때문에, 오히려 기존 주식가치가 떨어져 주주에게 손실이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신주인수권에 대한 윤리적 논쟁의 소지가 있습니다.
가치투자의 창시자인 벤저민 그레이엄은 신주인수권은 사기에 가깝고, 언젠가 재난을 불러올 수 있으므로 법으로 엄격하게 발행을 제한해야 한다, “신주인수권은 탄생했다는 사실 자체가 죄악이다라고 말한 바 있습니다.

대리인 비용은 투자자 손실로 이어져

 

대리인 비용은 이처럼 투자자에게 손실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투자를 결정할 때, 대리인 비용의 리스크를 피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러나 소액주주의 경우 현실적으로 대리인 비용이 발생한다고 해서 대리인(경영진)을 교체할 수 없습니다. 따라서 무엇보다 대리인 비용이 높지 않은 기업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 포스트는 치과의사 피트씨의 똑똑한 배당주 투자에서 발췌, 정리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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