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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 미용실이 한 집 건너 한 집인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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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 슈퍼, 노점상, 복덕방, 할인마트도 일종의 시장입니다. 외환시장, 증권거래소나 법률사무소도, 예금을 하거나 대출을 받는 은행도 역시 시장이죠. 재화나 서비스가 수요와 공급의 힘에 의해 거래되고 가격이 형성되는 곳은 모두 시장입니다.
자 그러면 우리 옆에 있는 시장의 특성을 살펴볼까요?

독점적 경쟁시장

독점적 경쟁시장은 시장범위가 작으며 특정 소비집단 안에서 독점효과를 내는 시장입니다. 이름처럼 독점적 성격과 치열한 경쟁이 공존하는 시장이죠. 음식점, 미용실, 카센터, 치킨집 등이 대표적입니다.
A라는 동네에 쁘띠 미용실을 이용하는 특정 소비집단이 있다고 합시다. 이 미용실은 단골에게는 독점적 성격을 띠는 겁니다. 그런데 쁘띠 미용실 옆에 빛나라 미용실이 생겼습니다. 독점적 경쟁시장은 누구나 시장에 쉽게 참여할 수 있으며 시장 참여자가 많죠. 그러자 쁘띠 미용실은 단골 고객을 뺏기지 않기 위해 파마 영양제 서비스를 새로 내겁니다. 이처럼 독점적 경쟁시장은 독점적 성격이 견고하지 않고 늘 치열한 서비스 경쟁을 해야 살아남을 수 있습니다. 가격을 함부로 올릴 수 없으며 누구도 확실한 시장 지배력을 갖고 있지는 않죠. 작은 동네에 미용실과 치킨집이 많은 이유, 짐작할 수 있겠죠?

완전경쟁시장

완전경쟁시장은 경쟁자가 무수히 많으며 누구든 쉽게 접근할 수 있습니다. 제품의 품질도 균일하며 모든 정보가 개방되어 있는 시장입니다. 균일한 품질을 갖춘 상품을 자유롭게 사고팔며 자원이 가장 효율적으로 배분되는 시장인 거죠. 그런데 현실에서 완전경쟁시장은 없다고 볼 수 있습니다. 굳이 현실에서 완전경쟁시장과 비슷한 시장을 찾으라면 외환시장을 들 수 있어요.
외환시장은 공급자와 수요자가 매우 많고, 개인부터 국가까지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으며, 제품의 질이 균질합니다. 또 모든 정보가 개방되어 있죠.
하지만 외환시장이 실제 완전경쟁시장은 아닙니다. 한국은행 같은 중앙은행, 조지 소로스 같은 핫머니들이 외환시장에서 엄청난 돈으로 환율을 만지작거리기도 하니까요. 그런 면에서 완전경쟁시장은 교과서에나 있는 시장입니다.

과점시장

과점은 2개 이상의 소수 기업이 시장의 모든 수요를 담당하는 시장입니다. KT·SK텔레콤·LG U+ 등의 이동통신시장, 그리고 현대기아차·르노삼성·한국GM 등의 자동차시장, 현대오일뱅크·GS칼텍스 등의 정유시장이 대표적인 과점시장이죠.
과점시장은 진입장벽이 높습니다. 또한 한 기업이 가격을 올리면 소비자들이 다른 기업의 제품을 선택하는 경향이 있어서 가격경쟁이 치열하죠. 그래서 과점기업들이 서로 짜고 가격이나 생산량 등을 조절해 부당한 이익을 챙기기도 하는데 이를 과점행위라고 합니다.

독점시장

독점시장은 한 기업이 독점적으로 좌우하는 시장입니다. 한국은 가장 큰 기업의 시장점유율이 50%가 넘으면 독점시장으로 봅니다. 시장점유율은 한 시장의 전체 거래량 중 특정 기업이 차지하는 비율로 어떤 산업의 독점도를 나타내는 지표입니다.
한국전력공사, 철도공사인 코레일, 담배 제조공사인 KT&G 등이 독점기업입니다. 대학 내의 구내식당, 스키장의 편의점이나 식당 등도 독점시장이라고 할 수 있어요. 경쟁자도 없고 대체재도 없는 시장이죠. 그래서 가격경쟁을 하지 않거나 서비스가 나아지지 않는 등의 단점이 있습니다.

언제 독과점을 용인할까?

정부가 특정산업에 독점, 또는 과점시장을 용인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규모의 경제 때문입니다. 1970년대 한국은 산업구조를 경공업에서 중공업으로 바꾸기 위해 제철소가 필요했습니다. 정부는 제철소를 포항제철(현 포스코) 하나만 허가했고 정책적으로 지원했습니다. 덕분에 포스코는 세계적인 수준의 제철소가 되었습니다. 현재의 포스코는 사실 정부의 지원이 있었기에 클 수 있었던 거죠. 공공재인 수도, 전력 등도 독점사업입니다.
미국이나 영국도 선진국으로 올라가는 단계에서 보호무역을 했습니다. 포스코처럼 정부가 주력산업을 법·제도·세금 등 여러 수단으로 강력히 지원해서 외국기업의 공격을 막아주면서 키운 것이죠.
그런데 이제 와서 개발도상국에게 이런 보호장치를 하지 말라고 합니다 글로벌 스탠더드를 지켜라, 기업들이 세계 시장에서 자유롭게 경쟁하게 두자고 하고 있죠. 먼저 사다리를 타고 올라간 뒤 후발주자가 올라가려고 하자 사다리를 걷어차는 것입니다.

이 포스트는 최진기의 경제상식 오늘부터1일에서 발췌 정리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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