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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학이 어떤 학문인지 한 문장으로 줄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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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학이 어떤 학문인지 한 문장으로 줄이면?

경제학, 선택의 기술

많은 사람들이 경제학을 돈 버는 기술을 가르치는 학문이라고 오해합니다. 정말 그렇다면 경제학자들은 모두 부자가 되어 있겠죠. 경제학은 선택의 기술을 가르치는 학문입니다. 여러 선택지 중에서 어떤 것을 선택해야 가장 유리할까? 합리적인 선택을 하는 생각의 틀을 키워주는 학문이라고 할 수 있죠.
 

지금 아파트를 살까, 2년 더 전세로 살까? (개인)
공장을 증설할까, 현 시설로 버틸까? (기업)
세금으로 토목사업을 할까, 복지사업에 더 지원할까? (정부)

희소성의 원리

우리가 이런 선택의 문제에 부닥치는 것은 희소성의 원리 때문입니다. 인간의 욕망은 무한한데 이 욕망을 충족시켜 줄 돈과 시간 같은 자원은 한정되어 있으니까요. 어느 경우이든 하나를 선택하면 다른 하나를 잃게 됩니다.
공짜점심은 없다는 미국의 경제학자 폴 새뮤엘슨이 한 말입니다. 20세기 초 미국 동북부의 술집에서 술을 마시는 손님에게 공짜점심을 주는 마케팅이 유행했습니다. 얼핏 보면 점심이 공짜인 것 같지만, 공짜점심을 먹기 위해 술집에 와서 술도 마시게 되므로 결코 공짜가 아니고, 결국 점심값은 이미 술값에 포함되어 있다는 거죠.  
    

기회비용

이처럼 모든 선택에는 대가가 따라오게 마련입니다. 기회비용은 어느 하나를 선택함으로써 포기하는 가치 중 가장 큰 것을 말합니다.

스트레스 팍팍 주는 김 부장 때문에 회사를 때려치울까 고민하는 이 대리. 마침 연봉 4,500만원을 주겠다는 회사가 나타났습니다. 그에게는 세 개의 선택지가 있습니다.
 

1. 으~~ 참자. 구관이 명관, 옮겨봤자 별거 있겠어? 연봉 4천만원 받고 그냥 다니자.
2. 연봉 500만원 더 올려준다고? 게다가 김 부장을 안 봐도 되는데 옮겨볼까?
3. 이참에 창업하자. 이만큼이야 못 벌겠어?

용감한 이 대리는 과감히 커피숍을 창업했습니다. 1년간 투자액은 12천만원이고 매출액은 1억원. 이대리의 첫 번째 독립기념일의 결산은? “, 2천만원 적자네.”
그런데 이것은 회계상의 손실이고 기회비용도 감안해야 합니다.
기회비용은 창업을 선택함으로써 포기한 가치 중 가장 큰 것, 즉 연봉 4,500만원입니다. 그래서 창업 1년차 이 대리의 결산은 기회비용 4,500만원과 적자 2만원을 합해 약 6,500만원의 손실을 본 셈이죠.
 

매몰비용

매몰비용은 이미 지출해서 회수할 수 없는 비용을 말합니다.
보잉 747 여객기가 독일 프랑크푸르트로 운항하는 데 기름값, 승무원 인건비 등 5천만원이 든다고 칩시다.
승객이 많든 적든 어차피 여객기는 스케줄대로 운항해야 하니 5천만원은 매몰비용입니다. 만약 좌석을 절반밖에 채우지 못했다면 비행기표를 50% 할인해 주더라도 승객을 더 태우는 게 낫습니다. 5천만원은 이미 들어간 매몰비용이고 승객을 더 태우는 데 드는 비용은 기내식 비용 정도일 뿐이니까요. 매몰비용에 대한 이해는 합리적인 선택을 하는 데 매우 중요합니다.
매몰비용의 함정은 미래에 이익보다는 손해를 볼 것으로 예상되는데도, 지금까지 들인 매몰비용이 아까워서 사업을 포기하지 못하고 계속하는 것을 말합니다.
유럽과 미국을 잇는 가장 빠른 비행기로 일컬어진 콩코드 여객기가 대표적인 예입니다. 전문가들은 1962년 개발 초기부터 높은 연료비, 적은 좌석수, 비싼 항공료 때문에 수익성이 떨어진다고 지적했지만 영국과 프랑스는 매몰비용과 자존심 때문에 무리하게 운항을 시도했습니다. 결국 콩코드 여객기는 운행 시작 27년 만인 2003년에 적자를 견디지 못하고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습니다. 로밍 서비스의 대중화로 인기를 잃은 위성 휴대폰에 계속 투자했던 모토로라도 매몰비용의 함정에 빠졌다고 할 수 있죠.
우리나라의 새만금간척사업도 매몰비용의 함정에 빠진 대표적인 예입니다. 1991년에 첫 삽을 뜬 새만금 간척사업은 경제성과 환경영향 평가를 제대로 하지 않은 졸속 국책사업이라는 반대가 많았고 환경단체의 고소로 공사가 중지되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2006년 대법원은 “1조원 이상의 비용이 투입된 국가적 사업을 이제 와서 포기하는 것은 낭비라며 사업 지속을 결정했고 2010년 공사가 마무리되었습니다.
무리하게 대출받아 집을 산 사람이 이자에 허덕이면서도 본전 생각에 떨어진 집값이 오르기만을 기다리다가 손실을 키우는 경우도 매몰비용의 함정에 빠진 예로 볼 수 있습니다.     

경제학, IF(가정)의 학문

처음 경제학의 체계를 만든 애덤 스미스는 인간은 누구나 자신의 이익을 위해 행동한다는 가정을 합니다. 인간은 누구나 기회비용을 따져서 합리적인 선택을 한다는 거죠. 정말 인간은 경제적 이익이 되는 합리적 선택만을 하는 존재일까요? 꼭 그렇지는 않습니다. 예외는 너무나 많죠.
하지만
경제학에서 그리는 인간형은 경제적 이득을 위해 매사 기회비용을 따져서 합리적인 선택을 하는 인간입니다. 그래서 경제학은 가정(IF, ~라면)의 학문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사실
경제는 변수가 워낙 다양해서 대개 어떤 조건이 일정하다면이라는 가정이 붙습니다. 그러지 않고서는 어떤 원인이 어떤 결과를 낳을지 예측이 불가능하니까요.

이 포스트는 최진기의 경제상식 오늘부터1일에서 발췌 정리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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