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먹히는 잔소리 그만! 아이에게 효과적으로 피드백 하는 법

그동안 생각날 때마다 아이의 습관 실천 결과에 대해 말로 피드백을 주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아이에게는 그것이 잔소리로 들렸나 봅니다. 아이는 딴짓을 하며 주의 깊게 듣지 않았습니다. 피드백의 내용도 중요하지만 전달하는 방법도 그에 못지않게 중요하다는 점을 깨달았고 저는 올바른 피드백 방법을 찾기로 했습니다.

피드백 내용만큼 형식도 중요하다

사기그릇이나 유리 제품은 완충제로 포장해야 배달 과정에서 깨지지 않듯, 피드백도 나의 입에서 다른 사람의 귀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진심이 제대로 포장되지 않으면 둘의 관계만 깨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전달하는 과정에서 잔소리처럼 들리는 말보다, 글로 적어 피드백을 전달하는 것이 효과적일 듯했습니다.
그래서 ‘피드백 노트’를 쓰기로 했습니다. 이번주 습관 실천 결과와 다음 주 습관 계획에 대한 피드백을 말이 아닌 글로하는 것이죠.
무엇보다도 ‘피드백 노트’에는 아빠의 칭찬과 격려, 그리고 아이의 성공 기억이 고스란히 담길 듯했습니다. 어쩌면 아이가 살아가면서 지치고 힘든 순간에 펼쳐보면 다시 도전할 용기를 되살려주는 ‘마법의 노트’가 될 수도 있고요.

매니지먼트 컨설턴트인 마크 로젠은 <말하는 능력을 상실한 이후 코칭에 대해 내가 배운 것들>이라는 칼럼에서 글로 코칭하는 것의 장점에 대하여 이렇게 고백했습니다.(Mark Rosen, “What I learned about
coaching after losing the ability to speak”, Harvard Business Review, 2017년 9월)
첫째, 글로 코칭하면 서로의 얼굴을 보고 코칭할 때보다 심리적 안정감이 더 커지기에, 사람들이 더 많은 이야기를 하게 되고 고객과 컨설턴트 사이에 신뢰가 더욱 커진다고 합니다.
둘째, 글을 통해 사람들은 더 잘 들을 수 있습니다. 비주얼적인 방해요소나 주변에서 내는 소리를 듣지 않고 상대방의 글만 보면서 온전히 집중할 수 있습니다.
셋째, 글로 표현하면 서로의 이야기가 더 정확하게 전달된다는 점 역시 장점 중 하나입니다.
마지막 장점은 바로 책임감이 더 커진다는 것입니다. 글로 남기면 나중에 다른 말을 하기가 더 힘들고, 이렇게 목표를 글로 적어놓으면 자신이 목표 달성에 얼마나 가까이 왔는지도 알 수 있습니다.

피드백 노트 활용법

노트에 ‘아빠의 생각’이라고 제목을 적었습니다. 진심이 담긴 조언과 기대사항을 노트에 기록했습니다.
이렇게 피드백을 말 대신 글로 적어주면, 아이가 기분이 내킬 때 언제나 그 노트를 펼쳐볼 수 있다는 것도 좋은 점입니다.

 

피드백 노트의 특징 중 하나는 아빠의 생각을 적을 수 있는 공간과 아이의 생각을 적을 수 있는 공간이 함께 있다는 점입니다.
노트의 상단에는 아빠의 생각을 먼저 적고, 맨 마지막 하단부에 은율이가 자신의 생각을 적도록 빈 칸을 만들어놓았습니다. 피드백 노트도 아빠와 아이의 소중한 의사소통 채널이기 때문에, 아빠의 생각에 대하여 아이가 어떻게 생각하는지 무척 궁금했기 때문입니다.
처음 3주 동안은 피드백 노트에서 아이의 생각을 눈곱만큼도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실망스러운 마음이 들기는 했지만, 그렇다고 강요할 수는 없었습니다.
‘아빠의 생각’ 피드백 노트를 시작한 지 4주 만에 노트에 달랑 2줄이지만 드디어 은율이의 생각이 처음으로 등장했습니다. 제가 피드백 노트에 적은 내용 중 두 번째 피드백에 대해 자기 생각을 글로 적어놓았더군요. 딸이 아빠에게 멋지게 피드백 한 방을 날린 것입니다.

왜 부모의 피드백이 중요한가?

세상은 빠르게 변하고 있습니다. 로봇과 경쟁해야 하는 우리 아이들은 창의력과 문제해결 능력이 무엇보다 필요한 시대를 살아가야 합니다.
방향을 올바르게 설정하지 않으면, 아무리 노력해도 그 노력이 과녁을 벗어날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래서 아이들이 매일 올바른 방향으로 포기하지 않고, 조금씩 자신의 강점과 독창성을 키워나가도록 누군가가 옆에서 피드백을 통해 이끌어 주어야 합니다.
부모의 피드백에는 아이를 향한 조건 없는 사랑과 희생이 전제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부모의 피드백은 아이가 강점에 집중하도록 끊임없이 방향성을 제시해줄 수 있습니다. 아이는 이를 통해 부모를 믿고 의지하며 자존감을 키워갈 수 있을 것입니다.

이 포스트는 『우리아이 작은습관』(이범용)에서 발췌, 정리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