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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려울수록 직원을 소중히

경영 자기계발/나는 돼지농장으로 출근한다

by 스마트북스 2016. 10. 25.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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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려울수록 직원을 소중히

 

한치 앞이 안 보이는 상황, 하지만 사후적인 경영 결과를 놓고 전전긍긍하는 대신 내가 직접 문제 해결에 나서니 오히려 마음이 차분해졌다. 호랑이에게 물려가도 정신만 차리면 된다고, 이제 해결을 위한 문제점 파악에 나서면 된다. 그리고 중요한 문제부터 하나씩 차근차근 풀어가야 한다.

현장 속으로! 현장 이해가 먼저다

농장의 대표로서 내게 제일 급한 일은 농장 현장을 이해하는 것이다. 돼지 키우는 농장은 현장에서 다양하고 즉각적인 의사결정을 해야 한다. 내가 내린 의사결정이 갖는 의미가 무엇인지부터 잘 알아야 한다. 다른 한편, 내가 염려한 부분은 우리 농장 직원들의 사기 문제였다. 가뜩이나 부도 직전까지 몰린 농장의 분위기가 좋을 리 없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그 와중에 투자자가 농장의 대표가 되었다. 입장을 바꿔놓고 생각해 보면, 금융기관에서 일하던 서울깍쟁이가 난데없이 농장 대표가 된 셈이니 현장 직원들의 입장은 매우 당황스러웠을 것이다.
 
문득 예전 직장에서 전임 임원의 부서를 넘겨받아 정리해고를 떠맡아야 했던 기억이 떠올랐다. 당시 나는 자리에 앉아 문서로 부서 담당자들의 업무 보고를 받는 것으로 일을 시작했다. 하지만 지금 내가 있는 농장은 정리된 문서로 모든 것이 오가는 시스템이 잘 갖춰진 금융기관이 아니다. 농장은 생물인 돼지를 먹이고 분뇨를 치우고 질병을 점검하는 노동이 주요 업무인 공간이다. 그런 만큼 농장 직원들이 새로 온 대표의 눈치를 보거나 보고에 신경 쓸 상황이 아니다. 현장이 더 중요하다. 나는 농장 작업복으로 갈아입고 곧장 축사로 향했다. 현장 속에서 직원들을 만나고 그들의 고충을 듣고 싶었다.

방만한 경영에 손을 대다

아직 농장의 현장 업무를 꿰뚫진 못했지만, 1농장인 본장과 제2농장으로 분산 운영하고 있는 농장 실태를 볼 때, 직관적으로 나는 방만한 경영부터 손을 대야 한다는 결론을 내렸다. 나는 제2농장을 처분하기로 했다. 그리고 짐을 싸는 직원들은 굳이 붙들지 않았다. 농장 한 곳을 처분하니 다소나마 자금 조달에 숨통을 틔울 수 있었다. 당장은 농장의 규모가 축소되어 아쉬웠지만, 나를 믿고 남아준 직원들과 함께 본장 경영에 집중할 수 있었다.

아무리 어려워도 직원은 함께 간다

현장을 접하며 내가 첫 번째로 느낀 것은 현장 직원의 소중함이다.
돼지는 공장에서 조립되는 전자제품 같은 무생물이 아니라 살아 있는 생물이다. 그만큼 돼지를 돌보는 현장 직원들의 세세한 돌봄과 관심이 중요하다.
농장이 살아남으려면 비용을 절감해야 하고 필요한 경우 인적 구조조정이 필요할지도 모르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나는 인적 구조조정은 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그리고 현장 직원들의 급여는 그대로 유지하거나 필요한 경우 인상하였다. 대신 아직 근무 중이던 전임 농장 대표 같은 관리직 직원의 급여는 대폭 삭감했다. 농장 대표로서 받는 나의 급여 역시 농장에서 가장 낮은 수준으로 결정했다.
그리고 다른 농장의 입사제의를 받고 이직을 고민하던 직원들과 대화를 나누며 농장에 남아줄 것을 간청했다. 때로는 직원의 집을 방문하여 차려준 술상을 마주하고 농장의 앞날에 대하여 이야기를 나누기도 하였다.
내 진심이 통했을까? 고맙게도 직원들은 사직하지 않고 어려운 농장이 정상화되도록 힘을 보태주었다. 현장 일을 거들며 현장 직원들의 얘기를 경청하였다.

이 포스트는 나는 돼지농장으로 출근한다에서 발췌, 정리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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