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직면한 도전 3 : 위안화 평가 절하 가능성
2000년대 중후반부터 시작된 임금 급등으로 중국의 가격 경쟁력이 약화되며, 최근 중국으로 향하던 외국인 직접투자가 위축되는 것은 물론, 기존 외국인 투자기업의 철수 가능성마저 부각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 정부의 환율정책 방향은 매우 큰 의미를 가지게 된다.
현재 중국은 사실상의 고정환율제도를 운용하고 있기에 외환시장의 변동성이 다른 국가에 비해 낮다. 그러나 이러한 외환시장의 안정을 대가로, 중국 경제는 매우 큰 위험 요인 하나를 가지게 되었으니 그것은 바로 ‘핫머니’의 준동 위험이다.
여기서 ‘핫머니’란 금리차익 등을 노리고 유입된 단기성향의 자금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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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서 ‘핫머니’ 문제가 부각되는 가장 큰 이유는 고정환율제도를 채택하고 있기 때문에 환율이 매우 안정적인 반면, 대내외 금리차가 매우 큰 데 있다.중국은 매우 높은 경제성장을 기록했기에 다른 나라보다 금리 수준이 높을 수밖에 없다. 왜냐하면 고성장이 지속되는 나라일수록 ‘자금 수요’가 많은 것은 당연한 일이기 때문이다.그런데 환율이 안정적인 데다가 금리마저 높다면, 외국인 투자자 입장에서는 매우 좋은 ‘투자처’로 부각될 가능성이 높다. 예를 들어 자본금이 10억 달러인 헤지펀드가 은행에서 연 1%의 금리로 300억 달러를 빌린 다음, 이것을 위안화로 환전해서 3% 이자를 보장해 주는 예금에 가입한다면, 이 헤지펀드의 연 수익률은 60%에 달할 것이다[이자차익(6억 달러)/자본금(10억 달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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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해외에서 유입된 ‘핫머니’들이 중국에 계속 머물러 있다면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러나 아래 그래프에서 보듯이, 위안화는 다른 경쟁국의 통화에 비해 압도적인 강세를 보이고 있다. 통화 강세란 중국의 돈 가치가 다른 나라의 돈 가치에 비해 상승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위안화의 이러한 강세는 ‘단위노동비용’의 상승과 함께, 중국 기업의 경쟁력을 양쪽에서 갉아먹게 된다. 게다가 세계 경기부진으로 수출마저 잘 안 되니, 중국 정부가 위안화 가치를 조정(=하락)할 것이라는 우려가 부각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결국 중국에 유입되었던 ‘핫머니’들은 이제 반대로 행동하기 시작한다. 중국에 투자했던 돈을 인출하는 한편, 미국이나 영국 등 선진국에서 빌려온 돈을 갚기 시작한 것이다.
그런데 이런 행동은 중국 경제에 두 가지 문제를 일으킨다.
먼저 외환보유고를 감소시켜 중국 경제에 대한 글로벌 투자자들의 우려를 높이며, 다른 한편으로는 중국 국내의 통화공급을 감소시킨다. ‘핫머니’의 유출이 통화공급의 감소로 이어지는 이유는, 투자자들이 예금을 인출하는 순간 은행들은 줄어든 예금만큼 대출을 회수해야 하기 때문이다. 더 나아가 이 돈이 중국에 머물지 않고 해외로 돌아가 버리기 때문에, 결국 중국 내의 통화공급이 줄어드는 것이다. 최근 중국인민은행(=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연이어 인하하고, 더 나아가 지급준비율(은행이 고객의 예금 중에서 의무적으로 중앙은행에 적립해야 하는 지급준비금의 비율)까지 완화하는데도 내수경기가 예전만 못한 이유가 이런 데 있다.
잠깐씩 ‘평가절하’ 단행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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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 답은 이미 정해져 있다. 자본시장을 1978년 이전처럼 철통같이 봉쇄할 것이 아니라면, 외환시장을 자유화하는 것 이외에는 다른 대안이 없다. 다만 2015년 8월처럼 급작스러운 위안화 평가절하의 가능성은 낮다. 왜냐하면 당시 중국 금융시장이 대단히 격렬하게 흔들렸고, 이후 경제지표들이 악화되는 등 효과보다 피해가 훨씬 컸기 때문이다. 특히 카일 배스 등 다양한 헤지펀드들이 공공연하게 위안화 약세에 배팅하는 등, 중국으로서는 정책당국에 대한 신뢰가 흔들린 것도 상당한 충격이었을 것이기 때문이다.따라서 중국 정부는 앞으로 상당기간(5~10년)에 걸쳐 점진적으로 위안화의 평가절하를 단행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이는 장기적으로는 중국 제조업의 경쟁력을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되겠지만, 위안화 평가절하 때마다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커지는 등 부작용이 불가피할 것으로 우려된다. 결국 중국 정부는 금융시장의 상황을 보아가면서 ‘평가절하’를 잠깐씩 단행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이 포스트는 『중국주식 선강퉁 : 제2의 Google을 찾아라』에서 발췌, 재정리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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