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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은 어떻게 태어났을까: 달 탄생 가설 4가지

인문 교양 읽기/만약에 과학 : 우주

by 스마트북스 2021. 2. 2. 1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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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시 지구 시절, 달은 없었다

지구는 태양이 만들어지며 태어난 행성입니다. 원시 지구는 현재의 지구보다 더 거칠고 혹독한 환경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태양이 태어나며 만들어낸 태양풍에 의해 행성들의 궤도와 주변의 미행성들의 궤도가 어지러워지면서 많은 미행성, 즉 작은 돌덩어리들이 지구의 표면을 마구 때렸기 때문이죠. 미행성들이 지구의 표면으로 떨어지면 이 돌덩어리들의 운동 에너지가 열에너지로 바뀌고, 그 열은 지구의 표면을 뜨겁게 달구죠. 그래서 지구의 표면은 열과 수증기 이산화탄소로 가득 차 있었고, 표면의 암석은 녹아내려 거대한 마그마가 지구를 덮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런 미행성의 충돌은 지구의 질량에도 변화를 가져왔습니다. 초기 원시 지구는 지금보다 더 작은 크기였지만 미행성이 떨어지며 마치 지구에 살이 붙듯 질량과 크기가 커지게 된 거죠. 그리고 시간이 흘러 태양계의 어지러웠던 궤도가 정리되고 안정화되면서 지구 표면에 떨어지는 미행성의 수도 줄어들고, 그러면서 열이 올랐던 지구도 서서히 식었습니다. 수증기가 되어 날아가던 물들이 지구의 표면에 쌓이면서 고이고 고여서 바다도 만들어졌습니다. 이 시기의 지구에는 달이 없었습니다.

 

동시탄생설, 포획설, 분리설

달과 지구는 언제 만나게 된 걸까요? 아직까지 달이 지구를 공전하는 정확한 이유를 찾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지금은 몇 가지의 가설만 가지고 있죠. 대표적으로 동시 탄생설과 포획설, 분리설, 거대 충돌설이 있습니다.

동시 탄생설은 달과 지구가 동시에 만들어졌다고 주장하는 가설인데요. 영국 물리학자인 윌리엄 톰슨(William Thomson)이 내세운 가설로 미행성들이 뭉쳐져 지구가 만들어지는 순간 달도 옆에서 같이 만들어졌다는 주장입니다. 하지만 이 가설이 지지를 받지 못하는 이유는 달의 구성 성분 때문입니다. 달이 지구와 동시에 태어났다면 달과 지구의 구성 성분이 서로 비슷해야 하지만 실제로 달에는 지구와 달리 철 성분이 굉장히 부족합니다.

포획설은 지구가 가까이 지나가던 소행성을 붙잡았다는 주장입니다. 미국 천문학자 토머스 제퍼슨 잭슨 세(Thomas Jefferson Jackson See)가 내세운 이 가설에 따르면 초기 지구를 지나가던 소행성이 지구의 중력에 이끌려 지구의 위성이 되었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 주장에도 약점이 존재하는데요. 바로 지구 주변을 지나가는 소행성이 지구에 붙잡힐 확률이 너무 낮다는 겁니다. 한 예로, 소행성 2019 OK는 초속 24km의 속도로 달과 지구 사이의1 /5 정도 거리까지 가까이 다가왔습니다. 만약 포획설 가설이 옳다면 소행성 2019 OK는 지구의 중력에 이끌려 지금도 달과 함께 지구를 공전해야 합니다. 따라서 포획설도 가능성이 적은 주장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분리설은 달이 지구로부터 분리되어 만들어졌다고 주장하는 이론입니다. 이는 앞에서 이야기한 동시 탄생설과 비슷해 보이지만 동시 탄생설은 지구와 달이 같은 미행성들로 동시에 만들어진 것이고, 분리설은 지구가 만들어진 후 지구의 물질이 떨어져 나와 달이 만들어졌다고 주장하는 의견입니다. 수리천문학자 조지 다윈(George Darwin)의 가설로 원시 지구는 마그마 바다로 뒤덮여 있던 가혹한 환경을 가지고 있었으며 자전 속도도 지금보다 6배 더 빨랐으므로 지구에 녹아 있는 암석이 지구의 자전으로 인해 우주로 떨어져 나가게 되었을 것이고, 이 물질들이 모여 달이 만들어졌다고 주장합니다. 이 주장 역시 달의 구성 성분 때문에 설득력을 잃었습니다.

 

가장 유력한 거대 충돌설

 

거대 충돌설은 현재 가장 유력하다고 믿고 있는 가설입니다. 빅 스플래시big splash 라고도 불리는 이 가설은 1974년 위성에 관한 학술회의에서 최초 제기되었고, 1975년 윌리엄 하트맨(William hartmann)과 도널드 데이비스(Donald Davis)가 학술지 <이카루스Icarus >에 발표하면서 다시 주목을 받았죠.

거대 충돌설은 원시 지구가 ‘테이아Theia ’라고 불리는 거대한 가상의 행성과 충돌해 테이아가 부서지며 지구에 흡수되었고, 부서진 테이아의 물질 중 일부가 뭉쳐져 달이 되었다는 가설입니다. 충돌설의 근거는 월석인데요. 달에서 가져온 월석과 지구 암석의 동위 원소의 비율이 같다는 게 핵심 근거입니다. 월석과 지구 암석의 경우 산소의 동위 원소 비율이 같은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이는 지구와 달이 어떤 사건에 의해서 동시대에 만들어졌다는 걸 보여주는 증거입니다. 그래서 현재까지는 거대 충돌설이 가장 유력한 이론으로 예상되죠. 하지만 거대 충돌설 역시 아직은 가설에 불과합니다.

 

이 포스트는 『만약에 과학 : 우주』(천민우)에서 발췌 정리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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