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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 실화?] 부동산, 물가상승률보다 낮게 움직였다? : 한국 부동산 장기 추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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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물가상승률보다 낮게 움직였다? : 한국 부동산 장기 추이

부동산은 필수재인 동시에 자산재입니다. 이러한 특징은 부동산 시장을 이해하는 데 매우 중요합니다. 주식 시장이 마구 오를 때 주식을 갖고 있지 않으면 시세차익을 누리지 못한다는 아쉬움은 있겠지만, 그렇다고 해서 생존이 위협받는 것은 아닙니다. 채권이나 금 같은 자산상품들도 마찬가지이죠.
하지만 부동산은 투자상품임과 동시에 생존에 필수적인 상품이기 때문에, 가격이 큰 폭으로 등락하면 삶에 매우 큰 영향을 미칩니다. 게다가 부동산 시장은 금융 시장과 관련이 매우 크다 보니 국민 경제 전반에 영향을 미치게 되는 거죠. 그래서 정부가 부동산 시장에 강력하게 개입하는 것입니다.
 

부동산, 정말 대폭등 대폭락할까?

부동산은 워낙 비싸다 보니 가격이 약간만 등락해도, 즉 가격 변동률이 크지 않더라도 훨씬 가파르게 상승한 것으로 느껴집니다.(10억원 아파트 가격이 15% 상승했다면 15천만원이나 오른 것이죠) 그래서인지 뉴스나 인터넷 게시판에는 자주 이른바 대폭등, 대폭락과 관련된 글들이 올라옵니다.
부동산은 정말 대폭등이나 대폭락을 하는 것일까요?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오히려 부동산 가격은 장기적으로 꽤 안정적인 모습을 보입니다. 아니 그게 무슨 소리냐, 논밭이던 강남의 땅값이 몇 만 배나 올랐고, 근래에도 일부 재건축 아파트들이 널뛰듯 가격이 출렁거렸다며 반론을 제기하는 사람들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통계를 살펴보면 우리의 상식과는 전혀 다른 현실을 마주하게 됩니다.
 
헤렌흐라흐트의 초장기 가격 추이
네덜란드의 수도 암스테르담에는 헤렌흐라흐트라는 작은 마을이 있습니다. 관광지로도 유명한 이곳은 부동산 학계에서도 매우 유명한 마을입니다. 이 마을은 1625년 피터 프란츠라는 사람이 처음 조성했는데, 그때부터 지금까지 부동산 가격이 계속 기록되어왔기 때문입니다.
네덜란드 마스트리히트 대학의 피에트 아이호츠 교수는 이 마을의 부동산 가격 변동을 모두 조사하여 헤렌흐라흐트 지수(Herengracht index)’라는 것을 만들었습니다. 기록이 시작된 1628년부터 2008년까지 무려 380년 동안의 물가상승률을 고려한 실질 부동산 가격의 변동을 그려보면 다음의 그래프와 같습니다    

오랜 세월이 흐르는 동안 네덜란드는 세계 여러 곳에 식민지를 경영하기도 했고, 17~18세기는 세 차례에 걸친 영국-네덜란드 전쟁으로 쇠퇴기를 겪기도 했습니다. 20세기에는 두 번의 세계대전을 겪었고, 전후의 부흥기도 거쳤습니다. 그런데 이 마을 부동산의 실질가격은 장기 이동 평균선인 200에서 왔다 갔다 할 뿐이었습니다. 380여 년 동안 명목가격은 20배가 넘게 올랐지만, 물가상승률을 고려한 실질가격은 2배 이상 오른 적이 없었습니다. 2008년 금융위기가 터지기 직전인 오른쪽 끝부분에서 급격히 올랐던 때가 눈에 띄는 정도입니다. 그래보았자 장기 평균의 1.5배 수준입니다.
이것은 장기적으로 보아 부동산 가격은 물가상승률에 거의 수렴한다는 사실을 보여줍니다. 평균 물가상승률보다 크게 오르내리는 경우는 오히려 매우 드뭅니다. 장기간의 부동산 실질가격을 추적해보면 이런 경향성을 매우 뚜렷하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무려 380년의 시간을 통해 보면, 부동산 가격의 변동은 참 정직하다 싶은 느낌을 줄 정도입니다    

한국 부동산, 물가상승률에 비해 낮게 움직였다?

그건 네덜란드의 상황이지, 한국은 좀 다르지 않느냐고 반문할 수도 있습니다. 한국의 부동산 가격은 엄청나게 올랐으니 그와 같은 상황과는 비교할 수 없다고 말이죠. 그러면 한국의 상황을 들여다봅시다.
한국은 네덜란드와 같은 초장기 지수가 없으므로, 주택가격이 집계된 1986년부터의 기록을 정리해보았습니다. KB국민은행의 전국 주택가격지수를 보면, 1986년을 100으로 놓고 볼 때 2014년은 약 270입니다. 전국 주택가격은 30년 동안 평균 2.7배가 올랐다는 것입니다. 물론 수십 배가 오른 곳도 있고, 하나도 오르지 않은 곳도 있을 것입니다. 여기서 우리가 보는 자료는 전국 주택가격의 평균입니다. 그런데 이것은 명목가격입니다. 그렇다면 물가상승률을 감안하면 어떨까요?
 
전국 주택가격지수 추이   

 다음으로 물가상승률을 감안한 전국의 실질주택가격지수를 보겠습니다.
1986년의 실질가격을 100으로 보면, 전국 실질주택가격지수는 75 수준에 불과합니다. 즉 물가상승률을 감안하면, 한국의 전국 평균 주택가격은 30년 동안 오히려 25% 하락했습니다. 좀 의외라고 느껴지나요? 하지만 통계표를 실제로 뒤져보면 위와 같은 그래프가 나옵니다.
 

왜 실질가격은 크게 오르지 않았나?

결론적으로 최소한 지난 30년 동안 한국의 전국 평균 주택가격은 물가상승률에 비해 더 낮게 움직여왔습니다. 물론 강남이니 버블 세븐이니 하는 일부 인기지역은 크게 오른 것이 사실입니다. 주택가격은 토지의 활용도에 따라 선별적으로 움직이기 마련이니까요. 하지만 물가상승률을 반영한 전국 평균 실질주택가격은 지난 30년간 오히려 떨어졌습니다.
앞서 말했듯, 부동산은 필수재입니다. 누구나 필요로 하는 재화이므로 가격은 철저하게 수요와 공급의 원리에 따라 움직입니다. 부동산의 공급자와 수요자는 전 국민이기 때문에 독과점이 힘듭니다. 특정 시기에는 가격이 물가상승률보다 더 오르거나 내리기도 하지만, 길게 보면 거의 물가상승률을 따라서 움직이기 마련입니다. 이것은 380여 년의 장기추세를 따라가본 네덜란드나, 30년의 중기 추세를 살펴본 한국이나 마찬가지입니다.
부동산도 시장에서 거래되는 상품이므로 장기적으로 보면 다른 상품에 비해 가격이 유별나게 상승할 이유가 없습니다. 결과적으로 부동산은 평균적으로 보아물가상승률과 거의 비슷하게 움직이고, ‘장기적으로 보아이동평균에 수렴합니다.
그렇지만 우리는 380년을 사는 것이 아니고 전국 주택가격의 평균 상승률이 그렇다고 해서 우리집이 그 평균에 딱 들어맞는 것도 아니죠. 전국의 주택가격이 장기적으로는 안정적이라 해도, 단기적으로 특정 지역은 급격하게 상승할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부동산의 가격 전망이 어려운 것입니다     
         

이 포스트는 대한민국 부동산 7가지 질문에서 발췌, 정리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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