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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이 말만 안 해도 부부싸움 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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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이 말만 안 해도 부부싸움 면한다?

지난주, 어머니 생신이라 부산 집에 다녀왔습니다. 결혼하고 처음 간 셈이죠. 그런데 뭔가 서운한 게 있었나 봐요. 서울에 도착하자마자 아내가 어머니가 너무하신다, 벌써 시집살이냐고 하면서 다시는 부산에 가지 않겠다고 난리를 피우네요. 진짜 얼마나 열이 받던지, 저도 처갓집에 안 간다고 했어요. 일주일째 대화가 단절되었어요. 이제 곧 추석도 다가오는데 정말 어떻게 해야 할까요?
결혼한 지 얼마 안 된 민호 씨의 하소연입니다.

우리 엄마 그런 사람 아니다?

 

 

민호 씨는 어떻게 반응했어요?”
물어봤죠. 무엇 때문에 그러냐고. 별거 없어요. 아내가 설거지를 하다가 접시를 두 번 깨뜨렸는데, 어머니가 너는 하지 말고 쉬어라하며 직접 설거지를 하셨나 봐요. 아내는 그게 섭섭했나 보더라고요. 안 해봤으니 못하지, 실수할 수 있는 거지, 고작 접시 좀 깼다고 민망하게 눈치를 준다고요.
우리 엄마 정말 그럴 분이 아니거든요. 다치면 안 되니까 아내 생각해서 쉬라고 하셨을 텐데, 괜히 오해하고 어머니를 나쁜 사람 만든다고 한 소리 했죠.”
강조하지만 대부분
고부간의 갈등은 남편과 아내의 잘못된 대화에서 시작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남편이 엄마와 한통속이 되면 갈등은 더 심화됩니다.
혹시 답답한 마음에 어머니에게 전화해서 왜 그러셨는지 직접 물어보자고 하지 않았어요?”
와 어떻게 아셨어요?
누가 맞는지 확인해야 하니까요. 그런데 그 말을 하자마자 아내가 그만하자고, 답답하다면서 방으로 들어가 버렸어요.”

내 마음을 알아줘 내편이 되어줘

아내가 민호 씨에게 원한 건 해결이 아니라 내 편이 되어달라는 것이었습니다. 그것도 어머니 앞에서가 아니라 서울 집으로 돌아와 단둘이 있는 지금, 이곳에서 그렇게 해달라는 의미였습니다. 자기 감정을 이해해달라는 것이죠. 그런 사람에게 네가 오해한 거야, 우리 엄마는 그럴 사람 아니야라고 하는 것은 싸우자는 것과 다름없습니다. 자기 말을 들어주지 않는 남편도 밉고, 시어머니는 더 싫어져 앞으로 시댁에 가지 않겠다고 말해버린 것이죠.

사람들은 대체로 자신의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이미 알고 있습니다. 타인에게 해법을 직접 물을 수도 있지만, 인간관계에서 발생하는 감정적인 문제에 대한 해법은 이미 생각해둔 경우가 대부분이지요. 가까운 사람에게 이야기하는 이유는 내 마음을 알아주길 바라고 있기 때문이죠. 그래서 나는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사람의 입에서 나오는 모든 이야기는 사실 딱 한 가지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내 말 좀 들어줘, 내 편 좀 되어줘, 나 잘했지? 나 힘들겠지?’라는 뜻을 감추고 있는 것이죠.”
이를 인정하는 데서 대화가 시작됩니다. 상대방의 감정을 받아주지 못한다면 그다음 대화는 아무런 의미도 없습니다. 내 말을 들어주려 하지 않는다고 생각하는데, 하고 싶었던 이야기를 끝까지 할 사람은 아무도 없으니까요.
민호 씨는 아내가 말한 상황을 해결해야 한다는 생각이 강했고, 아내는 그냥 내 편이 되어줘, 내 말 좀 들어줘. 나 속상했겠지?” 라고 말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대화는 상대방이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겠다는 점을 인정하는 것에서 시작하는 것이지, “내 말을 들어봐, 너는 틀렸어. 이렇게 해야 해라고 가르치거나 설득하는 것이 아닙니다.
어머니가 그렇게 말씀하셔서 서운하고 속상했겠다. 참나, 엄마는 처음부터 잘했나? 누구나 실수할 수 있는 것을 가지고 그러냐.”
이렇게 말했다면 다툼은 없었겠죠.

‘무조건 미안해’는 미안하지 않은 것

, 그럼 이 상황을 어떻게 수습해야 할까요. 제대로 사과하면 됩니다. 상대방이 서운하고 속상했던 점을 정확하게 말하며 사과하면 마음이 어느 정도 풀리니까요.
만약 민호 씨가 무조건 미안해, 내가 잘못했다라고 사과하면 아내는 이렇게 말할 겁니다. 상황을 모면하려고 하는 것처럼 보일 테니까요.
뭘 잘못했는데? 자기가 뭘 잘못했는지 알기나 해?”
이런 말이 오가면 다시 싸울 가능성이 높습니다.  사과를 안 하느니만 못한 상황이 올 수도 있죠.
대화에 정답은 없지만 민호 씨가 해야할 말은 이런 내용이어야 할 겁니다.
그때 속상했지? 내가 자기 마음도 몰라주고 미안해. 많이 서운했지?

그럼 어떻게 해결하지?

민호 씨는 그래도 뭔가 개운치 않은가 봅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아내가 어머니를 오해하는 상황을 해결해야 마음이 풀릴 모양이에요.
잘 알겠어요. 알려주신 대로 해볼게요. 그런데 아내가 앞으로 부산 집에 안 간다고 말한 것, 어머니에 대해 오해하고 있는 부분은 어떻게 하죠?”
하하, 민호 씨가 제대로 사과를 하면 아마 아내도 자신의 실수를 언급하며 잘못했다고 이야기할 거예요. 그때 이렇게 이야기하세요. 자기가 속상한 게 풀릴 때까지 앞으로 부산 가지 말자. 내가 어떻게든 핑계를 대볼게라고요.”
다음 날 아침 민호 씨에게 연락이 왔습니다.
귀신이세요? 알려주신 대로 마음 풀릴 때까지 부산에 가지 말자고 했거든요. 그랬더니 아내가 뭐라는지 아세요? 자기 바보야? 나 악처 만들래? 부산에 왜 안 가? 가야지. 내일 안부전화도 드릴 거야.’ 이러는 거 있죠. 정말 신기해요.”

 이 포스트는 누구나 좋아하는 사람들의 비밀에서 발췌, 정리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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